마운드선 막상막하…타석에선 커쇼 위에 그레인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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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25일 다저스 동료들에게 한국식 바비큐를 대접한 류현진(왼쪽 둘째). [사진 류현진 SNS]

25일 다저스 동료들에게 한국식 바비큐를 대접한 류현진(왼쪽 둘째). [사진 류현진 SNS]

한때 LA 다저스에서 1, 2선발로 활약했던 클레이턴 커쇼(31·LA 다저스)와 잭 그레인키(36·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자존심 대결을 펼쳤다. 그레인키가 커쇼로부터 홈런을 빼앗았지만, 승패는 가리지 못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 다저스와 3위 애리조나가 25일(한국시각) 미국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맞붙었다. 경기는 며칠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다저스가 커쇼, 애리조나가 그레인키를 선발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그레인키, 커쇼 상대 솔로포 작렬 #류현진 10승 도전은 29일로 연기

2012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가 된 그레인키는 다저스에 입단했다. 둘은 2013~15시즌 다저스의 원투펀치로 활약했다. 특히 2013, 14시즌에는 커쇼-그레인키-류현진(32)이 다저스 선발진을 이끌었다. 커쇼와 그레인키는 경쟁자라기보다 절친한 친구였다. 당시 그레인키는 “(커쇼가) 다른 수준에서 던지는 것 같아 경쟁할 마음이 없다”고 말했을 정도다.

그레인키는 2015시즌 뒤 옵트아웃을 통해 FA 자격을 얻었고, 애리조나로 옮겼다. 애리조나가 6년간 2억 650만 달러(약 2400억원)를 제시했다. 연평균 400억원, 당시 최고액이었다. 이후 두 선수는 2017년 4월 15일 한 차례 맞대결했다. 이때는 8과 3분의 1이닝 동안 1실점 한 커쇼가 이겼다.

2년 만의 맞대결은 다소 싱거웠다. 최근 세 시즌 다저스를 상대로 부진(5승 5패·평균자책점 4.24)했던 그레인키는 1회부터 실점했다. 크리스 테일러, 코디 벨린저에게 2루타를 맞고 3실점 했다. 커쇼도 마찬가지였다. 1회 말 2사 1, 2루에서 크리스티안 워커에게 3점 포를 맞았다. 1회가 끝난 뒤 3-3이었다. 2회 말엔 그레인키가 커쇼를 상대로 좌월 솔로홈런을 뽑았다. 그의 시즌 3호 홈런.

그 이후로는 둘 다 잘 버텼다. 커쇼는 3~6회 안타 3개만 내주며 무실점으로 막았다. 6이닝 7피안타·1볼넷·2탈삼진·4실점. 그레인키도 6회까지 ‘0’의 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다 7회, 커쇼의 대타로 나선 카일 갈릭에게 안타를 맞았다. 그레인키는 마운드를 내려왔고, 구원투수들의 실점으로 승리를 날렸다. 6이닝 7피안타·1볼넷·6탈삼진·4실점. 애리조나가 8-5로 승리했다. 다저스의 6연승도 끝났다.

한편, 류현진은 이날 경기 전 소셜미디어에 “어젯밤 동료들과 코리안 BBQ를 먹었다”며 식당에서 함께 식사하는 사진을 올렸다. 부인 배지현 전 아나운서와 워커 뷸러·저스틴 터너·러셀 마틴·로스 스트리플링·오스틴 반스·스캇 알렉산더·딜런 플로로·맷 비티 등이 함께했다.

동료들이 한국식 바비큐를 먹고 싶어했는데, 연이은 야간경기로 기회가 없었다고 한다. 마침 24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이 낮 경기였고, 경기 후 피닉스로 넘어가 현지의 한식당에서 동료들에게 한국식 비비큐를 대접했다. 류현진은 시즌 9승 이후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하고도 10승 고지에 오르지 못했다. ‘잘 부탁한다’는 의미의 식사 대접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류현진은 29일 오전 9시40분 콜로라도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다저스는 류현진 선발 예정이었던 28일 경기에 토니 곤솔린을 선발로 예고했다. 2016년 입단한 곤솔린의 빅리그 데뷔전이다. 류현진의 선발 상대도 바뀌었다. 당초 테일러 클라크(1승 3패·평균자책점 6.48)였으나, 등판이 하루 미뤄지면서 23일 맞대결했던 피터 램버트와 다시 만난다. 23일 대결에선 류현진이 6이닝 6피안타·3실점(1자책점), 램버트가 5이닝 7피안타·3실점 하면서, 둘 다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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