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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인세 수입 적은 비밀장부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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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1호 21면

북스피어’s pick 

작가의 수지

작가의 수지

작가의 수지
모리 히로시 지음
이규원 옮김

1995년 여름, 서른일곱 살이던 모리 히로시는 어느 날 딸이 재미있다며 보여준 미스터리 소설을 무심코 읽게 되었다. 읽기를 마친 감상은 “이 정도로 베스트셀러가 되는 일본 소설계라니 한심하다”는 것이었다. 그는 딸을 위해 제대로 된 미스터리 소설을 써보자고 결심한다. 첫 장편을 탈고하는 데는 불과 일주일이 걸렸다. 이후로도 한 달에 한 편씩 장편소설을 써내려갔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나는 동안 그가 대학교수로 일하며 틈틈이 쓴 책은 278권, 총판매 부수는 1400만 부에 이르렀다고 한다. 한편 소설가 지망생들에게 받는 질문 중에는 “얼마나 버느냐” 하는 절실한 문제도 있는데 구체적인 금액이 전혀 알려져 있지 않다는 걸 의아해하던 그는 에세이를 쓰기로 마음먹고 이렇게 적었다. “일본에는 예로부터 돈 얘기는 천박하다고 보는 풍토가 있다. 하지만 궁금해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사실을 밝히는 것도 직업 작가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즉, 『작가의 수지』는 ‘직업으로서의 소설가’가 얼마나 어떻게 벌었는지에 관해 기록해 놓은 노트인 셈이다. 소설을 써서 벌어들인 고료는 물론이거니와 저서 이외의 수입, 이를테면 추천사를 쓰면 얼마를 받나, 번역권을 팔면 얼마를 받나, 강연을 하면 얼마를 받나, 영상화가 되면 얼마를 받나 하는 것까지도 코멘트를 곁들여 구체적인 금액을 밝혀 놓았다.

일본에서는 “대단하다”라는 호평과 “쯧쯧, 자본주의의 막장일세”라는 비난이 공존하는 모양이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음, 이런 관점을 가진 작가가 한 명쯤 있는 것도 괜찮다고 여겼기 때문에 나는 이 책의 한국어판을 내자고 결심했다.

북스피어 김홍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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