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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잠하던 구호 다시 앞세운 민주당…‘평화’, ‘적폐청산’으로 한국당 압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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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 둘재)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 둘재)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한반도의 평화 시계가 다시 움직이고 있는 듯해서 반갑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18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꺼낸 말이다. 이 원내대표는 “중국 시진핑 주석이 오는 20일부터 21일까지 북한을 방문한다. 김정은 위원장은 6ㆍ12 북미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냈다”면서 “미ㆍ중 두 정상의 행보가 막혀있는 한반도 정세에 전기를 마련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하노이 회담 이후 경색 국면이던 남북 관계가 변화 조짐을 보이자 민주당은 반색했다. 한동안 잠잠했던 ‘평화’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민주당은 “평화가 경제다”라는 메시지를 강조하다 경제 위기 논란이 일자 주춤했었다.

이 원내대표는 이어 “문재인 대통령도 대화의 빗장을 열기 위해 애쓰고 있다. 한반도의 평화 시계가 다시 속도를 내는 만큼 문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가 교착을 극복하고 평화를 이뤄줄 새로운 길을 열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을 강조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북유럽 순방 중 한반도 평화 관련 메시지를 담은 ‘오슬로 선언’을 발표해 6월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국민을 위한 평화’라는 새로운 버전의 메시지도 던졌다. 민주당은 이후 대변인 공식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공동의 노력이 국민을 위한 평화가 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과잉 논란에 휩싸였던 '적폐청산'도 다시 민주당의 전면에 등장했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데 따른 일이다. 윤관석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이날 “적폐청산을 위한 문재인 정부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인사”라고 평가했다. 이어 “윤 지검장은 국정농단 수사와 국정원 댓글 공작 사건 등 각종 권력형 비리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뒀다”라며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설치, 국정농단 수사 마무리 등 검찰 당면 과제를 지혜롭게 풀어갈 적임자”라고 추켜세웠다.

민주당이 ‘평화’와 ‘적폐청산’ 카드를 다시 앞세우면서 국회 정상화 문제로 대립한 자유한국당과의 대치 전선이 더 선명해지고 있다. 정권 출범 당시의 초심과 명분으로 한국당을 더 강하게 압박하는 것이 향후 정국 운영에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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