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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천 첫 공판에서 눈물 흘리며 “큰 죄를 지었다”

중앙일보

입력

마약 혐의로 기소된 가수 겸 배우 박유천씨. [뉴스1]

마약 혐의로 기소된 가수 겸 배우 박유천씨. [뉴스1]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가수 겸 배우 박유천(33)씨가 첫 공판이자 결심공판에서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검찰은 박씨에 대해 징역 1년 6월에 추징금 140만원을 구형했다. 또 집행유예를 선고한다면 보호관찰과 치료명령을 내려달라고 했다.

검찰, 징역 1년 6월에 추징금 140만원 구형

14일 오후 2시 연한 갈색 머리를 한 박씨가 황색 수의 차림으로 수원지법 법정에 들어섰다. 박씨는 검사가 공소 내용을 읽는 동안 고개를 숙이고 아래쪽을 보다 판사가 공소 사실을 인정하느냐고 묻자 인정한다고 답했다. 이날 20여 석의 방청석이 꽉 찼으며 박씨의 팬 등 50~60명은 서서 재판을 바라봤다.

박씨는 지난 2~3월 전 연인인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31)씨와 3차례에 걸쳐 필로폰 1.5g을 구매해 6차례 투약하고 지난해 9~10월 갖고 있던 필로폰을 황씨와 함께 투약한 혐의로 기소됐다.

박씨 측 변호인은 최후 변론에서 “피고인이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약을 한 경위에 관해서는 2016년 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한 뒤 무혐의를 받는 과정에서 연예인을 할 수 없던 중에 황하나와 결혼을 생각했다가 파혼하면서 파국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또 “황하나와 마약을 구매하고 투약한 것은 사실이지만 황하나 측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며 “잘못을 황하나에게 전가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크게 한숨을 쉬며 같은 자세를 유지하던 박씨는 변호인이 최후 변론을 하자 훌쩍이기 시작했다.

마약 투약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씨. [연합뉴스]

마약 투약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씨. [연합뉴스]

변호인은 “피고인이 어린 날의 노력 끝에 부를 누렸지만 정상적인 학교·가정 생활을 누릴 수 없었고 주변으로부터 어려운 시선을 받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며 “남은 것은 어머니와 동생 등 가족뿐인데 가족을 생각하면 참담한 마음이 크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박씨는 피고인 진술에서 내용을 적은 종이를 보며 “구속된 이후 가족들이 면회 올 때마다 걱정하고 눈물 흘리는 것을 보고 저를 믿어준 분들이 얼마나 실망하셨을지 ‘내가 큰 죄를 지었구나’라는 걸 진심으로 느끼고 있다”며 “죄를 모두 인정하면서 누구를 원망하거나 미워하는 마음 대신 마지막까지 믿어주셨던 분들에게 죄송하다는 생각”이라고 울먹이며 말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지난 4월 마약 혐의로 체포한 황씨를 조사하다 박씨의 투약 정황을 포착하고 조사를 벌였다.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하던 박씨는 지난달 3일 검찰에 넘겨지면서 “거짓말을 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박씨의 선고 공판은 다음달 2일 열린다. 박씨와 함께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 황씨는 지난 5일 첫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2015년 일부 투약 혐의와 박씨와 함께 3월 중순에 투약했다는 혐의는 부인했다. 황씨의 다음 재판은 오는 19일 열릴 예정이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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