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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단 문 신부 파북 추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사제단(대표 김승훈 신부)은 31일 오후 서울명동성당 카톨릭회관에서 소속 신부 2백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상총회를 열고 상임위원회의 지난달 25일 문규현 신부 북한 파견을 만장일치로 추인하는 한편 이에 따른 신부3명 구속사건을 계기로 본격적인 반민주 척결운동을 벌여나가기로 결의했다.
사제단 측의 문 신부 파북에 대한 이 같은 결정은 지난달 27일 주교단의 「유감표명」과 배치되는 것이며 최근 이른바 공안정국하의 정부에 대한 강경 대결 의지를 표명한 것이어서 앞으로 주교단이나 정부당국과의 마찰이 예상된다.
사제단은 31일 오후3시부터 1일 0시까지 계속된 9시간 동안의 총회에서 앞으로 시국 문제에 적극 참여키로 하고 ▲국가보안법 철폐와 5공 청산·광주문제 해결을 위한 전국민 서명운동 전개▲교구·성당별 시국기도회의 개최▲구국 단식농성 전개▲통일정책에 대한 대 정부 공개질의서 발송 등 4개항을 결의했다.
사제단은 1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원주교구 소속 배은하 신부(34)를 상임위원장 임시대행으로 하는 상임위원회 15명을 구성, 이 같은 결정사항에 따른 세부일정 등을 논의키로 했다고 밝혔다. <관계기사 3면>
사제단은 1일 중 발표될 대 정부 질의서는 현정권의 7·7선언이 민족공동체를 지향하는 진실한 의도였는가, 정권유지를 위한 또 하나의 기만이었나를 묻는 내용이 될 것이며 시국기도회는 오는7일 오후7시 구속된 남국현 신부의 소속본당인 서울청량리성당에서 「민주화와 민족통일을 위한 전국기도회」를 시작으로 전국을 순회, 전국 규모로 정례화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신부들은 회의에서 『7·7선언 1년이 지나도록 국가보안법으로 구속되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다』며 『사제들은 교회의 분열을 원치 않으나 불의의 시대에 침묵할 수 없어 십자가를 지는 마음과 의로운 분노로 통일논의를 확산하기 위해 평화적·비폭력적 투쟁을 해나가겠다』는 데 뜻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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