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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 3명 구속 수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서울 시경은 29일 문규현 신부(40)평양 파견과 관련 사전 구속 영장이 발부 됐던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남국현(40·서울청량리 성당), 구일모(40·부여 홍산성당), 박병준(37·전주 평화동 성당) 신부 등 3명을 국가보안법위반혐의로 구속 수감했다.
경찰은 또 명동성당 가톨릭 회관내 사제단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아 성당 측에 압수수색에 협조 해 줄 것을 요청했다.
구속된 남 신부 등은 29일 오전 10시부터 가톨릭회관 3층 강당에서 고별미사를 가진 뒤 낮12시쯤 명동성당 입구로 걸어나와 서울시경 대공과 직원들이 사전 구속영장을 제시하자 순순히 연행에 응해 봉고 차에 태워져 낮12시30분쯤 서울 장안동 서울시경 공안분실로 연행됐다.
남 신부 등은 연행에 앞서 『우리는 국가보안법을 결코 인정하지 않지만 우리 통일의지를 분명히 하기 위해 구속에 응한다』며 ▲국가보안법을 악용한 분단 고착화 반대 ▲임수경양 과 문규현 신부의 판문점귀환 허용 ▲오는 10월 세계성체대회에 북한 동포 동참희망 등 3개항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남 신부 등은 또 28일 밤 김수환 추기경이 사제단을 방문, 격려와 위로를 해준데 감사한다』며 『비인간적 법 적용만을 일삼는 현 정권에 인간적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날 남 신부 등이 연행되는 과정에서 가톨릭대학생 연합회·명동성당 청년 연합회소속 회원 1백여명이 신부들의 연행에 항의 『국가보안법 철폐』 등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편 사제단 임시 대변인 장용주 신부는 『불구속 입건된 7명의 신부에 대해 사법당국이 남 신부 등과 마찬가지로 구속하지 않는다면 조사에 불응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임수경양과 함께 북한에 머무르고 있는 문규현 신부에 대해서도 사전 구속영장을 발부 받았으며 귀국 즉시 구속키로 했다.
경찰은 28일 사제단 모임에 참석한 춘천 소양성당 배종호 신부(39) 경북 점촌 주평성당 김영필 신부(36), 광주교구 홍보국장 장용주 신부(43)·진주 장재성당 김영식 신부(40)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청주 감곡성당 김권일 신부(32) 등 신부17명은 훈방했다.
구속 수감된 남 신부는 5일 사제단회의에서 『임양의 월북은 통일 논의의 진전이므로 안전귀환을 위해 사제단소속 신부를 파견하자』고 제의한 뒤 22일 문 신부에게 방북을 요청하는 서신을 발송한 혐의다.
또 박 신부는 18일 사제단소속 신부 중 가장 먼저 문 신부에게 전화로 방북을 권유했으며 구 신부는 5일과 24일 청량리성당에서 열린 사제단회의를 주도하고 26일 사제단 기자회견의 실무를 맡은 혐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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