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계약(FA) 미아로 남았던 크레이크 킴브럴(31)의 행선지는 시카고 컵스였다. 불펜의 힘이 부족했던 컵스는 킴브럴 영입으로 전력 강화에 성공했다. 컵스와 마찬가지로 구원진이 문제인 다저스는 다른 대안을 찾게 됐다.
FA 크레이그 킴브럴이 결국 컵스로 간다. 미국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6일 킴브럴과 컵스가 총액 4300만 달러(약 500억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킴브럴은 메이저리그 현역 최다 세이브 기록을 가진 마무리다. 9년 통산 31승 19패 333세이브 평균자책점 1.91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5승 1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 2.74를 기록하며 보스턴 레드삭스의 우승에 기여했다. 그러나 구위가 지난해 막판부터 떨어졌고, 월드시리즈 마지막엔 선발 투수 크리스 세일에게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킴브럴은 총액 1억 달러를 원한다며 보스턴의 퀄리파잉 오퍼를 거부하고 FA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킴브럴을 영입할 경우 드래프트 지명권을 잃으면서 거액을 줘야 했다. 결국 킴브럴을 원하는 팀은 없었고, 또 다른 FA 대어 투수 댈러스 카이클과 함께 무적 선수로 남았다. 킴브렐은 개인 훈련을 하면서 천천히 팀을 찾았다. 시즌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킴브럴에게 적극적으로 달려든 팀은 컵스와 다저스였다. 하지만 킴브럴은 마무리 투수를 맡을 수 있는 컵스로 행선지를 정했다.
두 팀은 나란히 올 시즌 우승 후보로 꼽힌다.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컵스는 중부지구 1위다. 비결은 선발진이다. 컵스는 존 레스터-호세 퀸타나-콜 해멀스-카일 헨드릭스-다르빗슈 유로 이어지는 로테이션이 튼튼하다. 다저스도 올 시즌 MLB 최고 투수인 류현진을 비롯해 클레이턴 커쇼-워커 뷸러-리치 힐-마에다 겐타 등 선발 투수들이 완벽한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다저스는 선발 평균자책점 내셔널리그 1위(2.81), 컵스는 3위(3.72)다. 하지만 구원투수가 약한 편이다. 다저스는 마무리 켄리 잰슨이 심장 문제를 보이는 등 하락세다. 컵스는 마무리 페드로 스트롭이 있지만, 햄스트링 부상으로 고전중이다.
어쨌든 컵스는 킴브럴을 잡으면서 불펜 강화에 성공했다. 반면 다저스는 또 다른 길을 찾게 됐다. 다저스는 6일 경기에서도 선발 마에다가 5이닝(1실점) 동안 70개만 던진 뒤 조기 강판당했으나, 구원투수들이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2-3으로 역전패했다. 올 시즌 야심 차게 영입한 조 켈리 카드가 실패한 다저스로서는 천천히 트레이드 시장을 노리는 게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올랐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