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철 통일 “한·미 北비핵화 동시적·병행적 해결에 공감”

중앙일보

입력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6.4/뉴스1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6.4/뉴스1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현 상황과 관련해 “한·미가 협상 재개를 위해 논의하고 있다”며 “큰 원칙에서 보면 포괄적 합의와 단계적 이행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돼있고, 선 비핵화가 아니고 동시적·병행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인식의 공감대가 넓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방한 전 “원포인트 남북 정상회담 가능할 수 있어”

4일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다. 김 장관은 현재 비핵화 협상의 교착국면을 풀기 위해 북·미가 무엇을 해야 할 지를 질문하자 “일반적인 협상론을 보면 합의를 못 한 협상도 그 나름대로 성과가 있다”며 “합의를 못 한 것은 상대가 정확하게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미국도, 한국도 협상 재개를 위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장관은 지난달 21일 통일부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하노이회담 이후 (협상) 소강 국면에서 한·미 양국은 일종의 상황관리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고,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를 고려하면 현재 한·미가 북한의 비핵화에 상응하는 미국과 국제사회의 '상응 조치'와 관련해 한·미가 의견 조율을 진행 중인 것으로, 최근 양국의 협의에 진전이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선 비핵화, 후 상응 조치’‘일괄타결식 해결’을 주장해온 미국의 입장이 다소 변화한 것으로도 읽히는 대목이다. 비핵화 및 상응 조치 관련 동시적·병행적 해결은 북한이 주장하고 있는 내용이기도 하다.

김 장관은 “목표를 분명히 하는 게 어떤 협상에서도 중요하다는 의미”라며 “북·미 간, 또 (지난해) 남북정상회담에서도 완전한 비핵화라는 최종단계에 대한 합의는 같다. 다만 당면한 문제들을 실질적으로 풀기 위한 부분을 구체화하는 게 효과적이지 않겠느냐 하는 의견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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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협상의 교착국면에서 정부가 북한과 접촉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김 장관은 “남북 간 대화가 북·미협상 재개에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밖에 말씀드릴 수 없다”고 했다. 이달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원포인트 남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난해 1차 북·미 정상회담이 연기된 상황에서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5월)이 신속하게 열린 경험이 있다”면서“현재도 그런 게 가능할 수 있는 여러 환경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고 답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6.4/뉴스1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6.4/뉴스1

최근 정부의 대북 식량 지원 추진과 관련해선 쌀 지원이 필요할 정도의 북한 식량난이 맞는지, 분배 모니터링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지 등의 질문이 쏟아졌다.

김 장관은 “제재 상황에서도 인도적인 지원은 보장돼야 한다”며 “한·미 간에도 식량문제와 관련해선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제기구와 국내 농촌진흥청 등 여러 전문기관에서 북한의 쌀 생산량이 10년 내 가장 부족하다고 평가한다”며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의 분배 모니터링 방식과 내용도 진화돼 있다는 평가가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와 관련해선 “남북공동선언을 통해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하자는 게 합의사항”이라면서도 “비핵화 협상의 진전과 그에 따른 제재 완화 조치가 먼저 이뤄져야할 것”이라고 원론적으로 답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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