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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물가상승률 130060%…“IMF 예측 보다는 낮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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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의 초인플레이션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진. 지난해 8월 카라카스의 한 상점에서 2.4㎏짜리 생닭 한 마리가 1460만 볼리바르(약 2500원)에 거래됐다. [로이터=연합뉴스]

베네수엘라의 초인플레이션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진. 지난해 8월 카라카스의 한 상점에서 2.4㎏짜리 생닭 한 마리가 1460만 볼리바르(약 2500원)에 거래됐다. [로이터=연합뉴스]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려온 베네수엘라의 지난해 물가상승률이 13만%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은 전날 주요 경제지표를 4년 만에 발표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경제 상황을 공개하라는 국제사회의 압박에도 2015년 이후 경제지표를 발표하지 않았다.

자료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지난해 물가상승률은 13만60%에 달했다. 세계 최고 수준이다. 베네수엘라의 이전 물가상승률은 2016년 274.4%였으며, 2017년에는 862.6%였다.

경제지표는 최악이지만 베네수엘라 중앙은행 측은 “국제통화기금(IMF)이나 경제학자들이 예측한 것보다 훨씬 낮은 수치”라고 밝혔다. 지난해 IMF는 베네수엘라 인플레이션이 137만%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은 또 주요 수출품목인 원유 수출액도 공개했다. 원유가격 하락과 정치·경제적 혼란 속에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액은 298억 달러(약 35조6000억원)에 그쳤다. 지난 2014년 수출액은 717억 달러(약 85조6000억원)에 달했다.

지난 4월 현재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103만 배럴로, 10년 전 320만 배럴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앞서 알레한드로 베르너 IMF 국장은 지난 4월 베네수엘라 경제를 전망하며 “비슷한 위기를 겪은 국가들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이전 생활 수준을 회복하는 데는 10년 혹은 수십 년이 걸릴지 모른다”고 예상했다.

‘한 나라 두 대통령’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는 2015년 이후 경제는 사실상 붕괴 수준이다. 지난 5년 동안 베네수엘라 경제 규모는 절반으로 축소됐다. 기초 생필품과 의약품조차 구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베네수엘라를 떠난 국민만 340만명에 달한다. 인구 3277만명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국민의 10% 이상이 국외로 떠났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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