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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개혁 위한 종교역할 강조|세계개혁교회연맹 22차 총회 82개국 장로교회 대표 참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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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세계 82개국 개혁교회 대표들이 모여 그리스도인들이 처한 사회·역사환경 속에서 어떻게 복음적 진리를 구현해 나갈 것인가를 토론하는 세계개혁교회연맹 (WARC) 제22차 총회가 8월15일부터 27일까지 연세대에서 개최된다.
세계개혁교회연맹 1백34년 역사 중 처음으로 아시아지역에서 열리는 이번 총회에서는 아시아·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 등 제3세계교회들의 주장이 강력하게 제기되고 그들의 선교신학이 집중적으로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총회는 또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권문제 ▲한국의 통일문제 ▲중국의 인권문제 등에 대한 결의형식의 표명도 예정하고있다.
이번 총회에는 82개국 3백50여명의 교회대표와 신학자·평신도·여성·청년 등 1천여명이 참석한다. 특히 중국·소련·체코·폴란드 등 사회주의국가에서도 대표가 참석하여 사회주의 국가에서의 교회의 위상도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세계개혁교회의 선교판도가 과거 유럽과 북미를 주축으로 해서 이루어져 오던 것에서 제3세계가 회원교회의 60%이상을 차지하는 현실로 바뀜에 따라 이번 총회는 제3세계의 상황에 교회가 어떻게 대처해나가느냐가 중요한 관심사가 되게됐다. 따라서 총회전체의 분위기도 보다 진보적인 성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 82년의 캐나다 오타와 총회에서 인종차별정책을 고수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에 대해 명확한 반대를 하지 않았던 네덜란드개혁교회를 회원에서 제명했던 데서 보이는 것처럼 제3세계 교회들은 사회개혁을 위한 종교의 역할을 강조하고있다.
이들은 세계개혁교회연맹이 그리스도 신앙만을 선교하는 서구의 선교적 자세를 벗어나 각국의 현실이 필요로 하는 선교를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선교신학을 세워 나가야한다고 주장한다. 이 같은 움직임으로 볼 때 이번 총회는 제3세계 권에 속하면서도 보수적인 한국개혁교회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신앙의 공동증언」·「선교의 하나됨」·「정의·평화·창조·질서의 보전」등을 중요한 주제로 하여 분과토의를 중심으로 진행될 이번 총회는 사회개혁에의 관심과 함께 선교의 방법에 대한 논의도 한다. 이 논의에서 중요한 점은 과거와 같이 선교 대상국을 기독교문화권으로 바꾸려는 발상에서 탈피, 토착문화와 상호영향을 주고 받는 가운데 기독교사상을 전파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정의·평화·창조질서의 보전」을 위한 분과토의에서는 정의·평화·창조질서의 보전을 위해 일해야하는 것이 교회증언의 가장 긴급하고 절박한 과제임을 공동인식하고 하느님의 백성으로 함께 투쟁하는 계약공동체를 이룰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분과에서는 사회주의 동구권의 평화문제를 집중논의 한다.
총회개최에 앞서 11, 12일 이틀간 청년대회가 열리고 14일에는 여성대회가 열려 개최분위기를 돋운다.
15일에는 본회의가 열려 분과토론에 들어가고 세계개혁교회연맹총무 「카오」목사의 기조연설, 신학부위원장 「루카스·피셔」박사의 「오늘의 복음증언」강연이 있을 예정. 16일에는 가톨릭 김수환 추기경,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KNCC) 김성수 주교 등이 환영사를 한다.
분과토의를 거쳐 25일 공동의 실천적 과제를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26일 총회가 폐막된다.
대회에 앞서 13일 파고다공원에서 1919년 3·1운동당시 한국 장로교회가 일제하의 민중과 아픔을 함께하며 공동투쟁 했다는 것을 감사하는 예배를 갖고 KNCC가 주관하는 한반도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공동기도 주일예배에 총회대표단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총회를 통해 한국장로교회는 세계장로교회(개혁교회)선교의 장에서 지도적 위치와 책임을 갖고 있음을 구체적으로 인식하는 계기를 얻게될 것으로 교계지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임재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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