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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봉의 날' 삼성 윤성환-키움 이승호 나란히 완봉승

중앙일보

입력

8일 대구 NC전에서 완봉승을 거둔 삼성 윤성환. [사진 삼성 라이온즈]

8일 대구 NC전에서 완봉승을 거둔 삼성 윤성환. [사진 삼성 라이온즈]

'셧아웃 데이'였다. 바다 건너 메이저리그에서 류현진(32·LA 다저스)이 거둔 날, KBO리그에서도 두 명의 투수가 완봉승을 거뒀다. 삼성 우완 윤성환(38)은 류현진처럼 뛰어난 제구력으로 완봉을 만들었다. 류현진이 롤모델인 키움 좌완 이승호(20)은 답도적인 투구가 빛났다.

윤성환 NC 상대 9이닝 2피안타 무실점 #이승호 LG 상대 9이닝 6피안타 무실점 #2연승 KT, 7연패 롯데 최하위로 밀어내

윤성환은 8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 9이닝 동안 2안타 무실점하고 시즌 2승째를 거뒀다. 지난 2015년 9월2일 마산 NC전 이후 4년 만이다. 같은 날 애틀랜타를 상대로 완봉승을 거둔 류현진처럼 볼넷은 하나도 주지 않았다. 무사사구 완봉승은 프로야구 통산 역대 56번째, 윤성환 개인 최초다. 윤성환의 투구수도 류현진(93개) 못잖게 적은 99개였다. 삼성은 윤성환의 호투 덕에 2시간 만에 경기를 끝냈다. 2시간은 21세기 들어 최단 시간 경기 기록이다.

투구 내용은 완벽에 가까웠다. 5회 선두타자 양의지에게 안타를 내줄 때까지 9이닝 중 무려 7이닝을 삼자범퇴로 막았다. 8회에도 박석민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단타에 그쳤다. NC 타자들은 2루 한 번 밟지 못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34㎞에 그쳤지만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섞어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찔렀다. 볼넷 없이 투구수를 줄이자 야수들의 집중력도 올라갔다. 박새민, 김상수가 연이은 호수비로 윤성환의 역투를 거들었다. 돌아온 4번타자 다린 러프는 1회 말 2사 2루에서 결승 투런포를 터트려 2-0 승리를 견인했다.

키움 히어로즈 이승호

키움 히어로즈 이승호

고척스카이돔에선 영건 이승호가 데뷔 첫 완봉승의 기쁨을 누렸다. LG를 상대한 이승호는 9이닝 6피안타·3탈삼진·2볼넷·무실점했다. 투구수는 104개, 최고 구속은 141㎞였다. 이승호는 구단 역사상 8번째로 완봉승을 거둔 선수가 됐다. 같은 날 두 명의 투수가 완봉승을 거둔 건 7년 만이다. 2012년 9월 26일 두산 노경은과 KIA 윤석민이 동시에 완봉승을 거둔 바 있다.

이승호는 히어로즈 좌완으로는 2010년 5월 15일 대전 한화전에서 완봉승을 따낸 금민철 이후 무려 9년 만에 완봉승을 기록했다. 키움은 타선이 활발하게 터지면서 6-0으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전날 패배를 설욕하며 9연속 위닝시리즈(3연전 우세)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박병호는 시즌 9호 홈런을 쳐 최정(SK)과 함께 공동 1위가 됐다.

이승호는 5회, 8회 2루타를 내주면서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고비마다 좋은 제구력을 발휘하며 득점 없이 넘겼다. 마지막 9회에도 선두타자 유강남에게 안타를 허용했으나 이천웅을 유격수 병살타, 류형우를 삼진으로 돌려세워 완봉승을 완성했다. 프로 3년차 이승호는 경남고 시절 류현진과 닮은 꼴로 평가받았다. 투구폼이 꼭 빼어닮았기 때문이다. 이승호가 배우고 싶은 선배도 류현진이다. 키움 이적 이후 선발을 꿰찬 이승호는 올 시즌 든든한 선발투수로 성장했다.

수원에서는 KT가 롯데를 5-4로 이겼다. 2연승을 거둔 KT는 7연패를 당한 롯데를 최하위로 밀어내면서 9위로 올라섰다. KT 선발 김민은 6이닝 7피안타 2실점하고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인천에서는 1위 SK가 한화를 상대로 17-2 대승을 거두고 5연승을 질주했다. SK는 1회에만 9득점하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2위 두산도 KIA를 1-0으로 꺾고, 6연승을 이어갔다. 선발 이영하가 8이닝 무실점하고 시즌 5승째를 수확했다. 허경민은 7회 2사 1, 2루에서 결승타를 때려냈다. 최근 5경기 중 4경기에서 결승타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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