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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노위, 내년부터 생계급여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권고

중앙일보

입력

 '줬다 뺏는 기초연금' 해결촉구 행진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빈곤노인기초연금연대 회원과 노인들이 지난 3월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에서 기초생활수급 노인들의 기초연금 박탈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청와대까지 행진하고 있다.   기초생활수급 대상 노인들은 매달 25일 기초연금을 받았다가 다음달 20일 생계급여에서는 같은 액수만큼 삭감당하고 있다. [연합뉴스]

'줬다 뺏는 기초연금' 해결촉구 행진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빈곤노인기초연금연대 회원과 노인들이 지난 3월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에서 기초생활수급 노인들의 기초연금 박탈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청와대까지 행진하고 있다. 기초생활수급 대상 노인들은 매달 25일 기초연금을 받았다가 다음달 20일 생계급여에서는 같은 액수만큼 삭감당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취약 계층의 빈곤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년부터 생계급여 부양의무자 기준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등 기초생활보장제도 개편을 정부에 권고했다.

이번 권고안에는 논의에 참여한 노·사·공익위원이 뜻을 함께했다. 정부에서는 보건복지부가 적극적인 찬성 입장을 표명했으나 기획재정부가 예산 부담을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이 때문에 당초 '노사정 합의'를 추진하다 좌초했다.

경사노위 산하 사회안전망개선위원회는 3일 권고문을 내고 "소득과 재산이 빈곤 수준임에도 아무 급여를 받지 못하는 비수급 빈곤층에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생계급여에 대한 부양의무자 기준을 단계적으로 폐지"할 것을 정부에 주문했다. 당장 내년부터 생계급여의 수급자가 노인이거나 중증장애인이면 부양의무자 기준을 없애도록 했다. 부양의무자 기준은 빈곤층이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이나 재산을 가진 부양의무자가 있으면 생계급여를 주지 않는 데 활용된다. 해당 부양의무자가 연락이 끊긴 상태이어도 상관없다. 이 때문에 복지 사각지대가 생긴다는 비판이 있었다.

경사노위는 또 2021년까지 현재 기준 중위소득 30% 이하인 수급자 선정기준을 단계적으로 높이고, 생계급여의 기준 중위소득 산출 방식도 개선토록 권고했다.

생계급여 수급자 선정기준도 완화할 것을 주문했다. 예컨대 현재 가액의 100%를 소득으로 잡는 자동차의 소득환산율을 하향 조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금융재산이나 일반 재산의 소득환산율은 각각 6.26%, 4.17%인데 비해 상대적으로 자동차의 소득 환산율이 비현실적이라는 점을 반영한 권고다.

경사노위는 장애등급제 폐지로 장애인 수급자에 대한 지원이 축소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할 것과 주거비 부담을 덜 수 있도록 급지별 기준 임대료를 현실화할 것도 주문했다. 저소득 청년층에게는 주거급여 특례제도 시행을 권했다.

빈곤층이 자립할 수 있도록 생계급여 수급자의 근로소득에 대한 10% 소득 공제를 즉각 시행하고, 내년부터 30%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경사노위는 이밖에 ▶노인빈곤 해소를 위한 종합대책 마련 ▶노인 일자리와 일자리 제공 기반 강화 ▶청년 빈곤 해소를 위한 종합대책 마련 ▶청년 주택사업과 공공주택사업 확대 ▶고금리 대출로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 청년을 위한 구제제도 마련을 주문했다.

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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