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1급 청년비서관 만든다…'이남자' 잡기 특단 고육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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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오른쪽 사진)이 지난달 1일 청와대에서 시민사회단체 간담회 중 엄창환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 사진)이 지난달 1일 청와대에서 시민사회단체 간담회 중 엄창환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남자(20대 남자)’ 지지율 하락 등 2030세대의 민심 이반에 위기감을 느낀 여권이 청와대 청년비서관 신설 등 고강도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1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 산하에 청년비서관을 신설할 예정”이라며 “공식 명칭이나 직급은 바뀔 수도 있지만 최소한 1급 이상은 돼야 한다는 게 당의 요구였고 청년비서관직에 만45세 이하에서 적임자를 물색 중”이라고 말했다. 청년 비서관은 정부의 청년 정책을 제안ㆍ수립ㆍ추진하는 전 과정을 조율하고 당·정과도 긴밀히 협력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청와대에 청년비서관 자리가 만들어지는 건 처음이다.

또 당ㆍ정ㆍ청은 청년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정책으로 구현해 낼 당ㆍ정ㆍ청 삼각 편대를 구축하기로 했다. 총리실 산하에는 각 부처의 청년 정책을 담당하는 컨트롤타워(가칭 청년위원회)를 신설하고, 이 청년위원회 산하에 청년정책 추진단을 설치해 실행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당헌·당규 개정을 통해 ‘청년미래연석회의’라는 상설위원회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청년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당ㆍ정ㆍ청 협의 모델이 출범한다는 게 이번 대책의 핵심”이라며 “기존의 자문기구와 달리 예산 편성이나 심의 과정에 관여하는 등 실질적 권한을 갖는 청년대책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고 설명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2월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요즘 20대 청년과 관련해 우리 당 의원님들의 발언이 논란이다. 원내대표로서 깊은 유감을 표시하고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말했다. [뉴스1]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2월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요즘 20대 청년과 관련해 우리 당 의원님들의 발언이 논란이다. 원내대표로서 깊은 유감을 표시하고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말했다. [뉴스1]

당ㆍ정ㆍ청은 2일 오전 국회에서 청년 정책 당정협의를 열고 이같은 방안을 논의한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 주재로 열리는 이번 당정협의에는 노형욱 국무조정실장, 이용선 청와대 시민사회수석도 참석한다. 당에서는 조정식 정책위의장, 김병관 청년미래기획단 간사, 장경태 전국청년위원장 등이 참석 대상이다.

임기를 일주일 남겨 둔 홍 원내대표에게 청년 대책 수립은 임기 내 완수 해야 할 마지막 과제다. 직장인과 대학생 딸을 둔 홍 원내대표는 지난 2월 당내 일부 의원들의 발언으로 ‘청년 비하 논란’이 번졌을 때 곧바로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말했다. 이후 당에서 청년미래기획단을 출범시켰고 직접 단장을 맡아 수차례 비공개 회의를 열었다. 기획단 관계자는 “현재 TF 성격인 청년미래기획단을 ‘청년미래연석회의’라는 상설위원회로 격상시켜서 논의를 이어가려 한다”며 “20대 국회 초에 이미 발의된 ‘청년기본법’ 처리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희ㆍ이우림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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