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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지지율도 올라갔으니 국회 돌아와야"…압박 나선 4당

중앙일보

입력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가 1일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가 1일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지자들 결집시켜 지지도도 올랐으면 이 정도에서 국회를 빨리 정상화시키는 게 중요하다.”
1일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을 향해 이런 말을 했다. 무엇이든 논의해야 한다는 취지였으나 가시가 돋힌 표현이었다. 이날 바른미래당ㆍ민주평화당ㆍ정의당 원내대표와 함께 ‘국민에게 드리는 말씀’을 발표한 뒤 백브리핑에서다. 홍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이 법안을 확정해서 통과시키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필사적으로 저지하려고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에게 계속 전화해서 만나겠다”고 덧붙였다.

선거법ㆍ공수처법 등을 패스트트랙에 올리는 데 성공한 민주당 등 4당은 이날 돌아가며 한국당을 압박했다. 발표문을 4당의 원내대표가 나눠 읽었다. 홍 원내대표는 “국회의 불미스러운 모습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정책과 법이 어떤 것이든 국민이 요구하면 국회는 이를 논의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선거제도 및 사법기관 개혁에 대해 여야 4당의 절대다수 의원들이 동의하고 있는데 38%의 의석을 차지한 한국당의 반대로 논의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이런 특정 정당의 반대로 법안의 논의조차 못 하는 상황을 막고자 도입된 게 패스트트랙”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 차원의 유불리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겠지만, 정치는 민의와 국익을 우선으로 해야 하는 것이 그 숙명이다”고 했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은 법안 처리를 위한 시작이지 끝이 아니다”며 “자유한국당과 당장 오늘 오후라도 5당 원내대표 회동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는 “추경안 및 민생 관련 법안 심의에 나서 줄 것을 한국당에 호소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추경안과 개혁 법안 등의 현안에 대해서는 협조를 구하면서도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발생한 불법 행위에는 원칙적으로 대응하는 ‘투트랙’으로 가겠다는 입장이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선진화법 위반 관련 고소ㆍ고발은) 법적 절차대로 진행될 것이며 민주당은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패스트트랙에 정해진 330일은 딱 지키라는 게 아니다. 내일이라도 합의되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패스트트랙이 지정한 그 안 그대로 본회의에서 통과한다고 4당이 아무도 생각 안 한다”면서 “선거법 논의 과정에서 권력구조와 헌법 문제까지 이야기된다면 논의를 피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날 민주당은 당ㆍ정ㆍ청 협의회를 열고 강원도 산불 피해복구를 위해 1853억원을 투입키로 결정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산불 피해복구를 위해 편성된 추경 940억원을 국회 통과 즉시 집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일 오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패스트트랙 지정에 대한 향후 투쟁 계획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은 정용기 정책위의장. 오종택 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일 오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패스트트랙 지정에 대한 향후 투쟁 계획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은 정용기 정책위의장. 오종택 기자

하지만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4당의 대화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그는 “언제든지 합의를 논의하고 싶다”면서도 “(국회를) 파국으로 몰고 갔는데 이제 와서 갑자기 (대화에) 들어오라는 것은 진정성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패스트트랙 지정 철회와 사과가 먼저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나 원내대표는 “미세먼지, 산불, 포항 지진 관련 재해 추경은 아무리 국회가 막혀 있어도 하겠다”며 “민생과 경제 문제는 한국당이 지난 2년 동안 주장해왔던 우리 당의 전매 특허 주장”이라고 말했다.

김승현ㆍ이우림 기자 s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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