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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 어르신 만나 울먹인 김정숙 여사…“많은 고생하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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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을 국빈방문 중인 김정숙 여사와 지로아트 미르지요예바 여사가 19일 오후(현지시간) 타슈겐트 아리랑 요양원을 방문해 고려인 독거노인들을 격려하고 있다. [뉴시스]

우즈베키스탄을 국빈방문 중인 김정숙 여사와 지로아트 미르지요예바 여사가 19일 오후(현지시간) 타슈겐트 아리랑 요양원을 방문해 고려인 독거노인들을 격려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우즈베키스탄을 국빈 방문 중인 김정숙 여사가 19일(현지시간) 수도 타슈켄트에 있는 ‘아리랑 요양원’을 찾았다. 이곳은 고려인 1세대 독거 어르신들을 위해 한국과 우즈벡이 공동으로 설립한 요양원이다.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3‧1 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 독립에 기여한 연해주 한인의 후손이기도 한 고려인을 격려하고자 마련된 자리”라고 설명했다.

고려인은 1920년대 소련 연해주 등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당한 조선인의 후손이다. 현재 우즈벡에는 단일 국가 기준으로 가장 많은 18만명의 고려인이 거주 중이다.

이날 방문에는 우즈벡 대통령의 부인인 지로아트 미르지요예바 여사도 동행했다. 요양원에 도착한 김 여사는 먼저 입소 중인 1세대 고려인 어르신들과 대화했다.

고려인 1세대 어르신들은 현지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우즈벡 국민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조 조야 할머니는 “배를 곯아 젖이 안 나올 때 우즈벡 여자들이 아기에 젖을 먹여줘 우리가 살았다”며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은 손님을 귀하게 안다”고 말했다.

조 할머니는 김정숙 여사를 붙잡고 “내가 85살인데 조선을 못 갔다”면서 “조선 딱 한 번 가봤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김정숙 여사는 조 할머니의 얘기를 듣고 “(고려인이) 고생을 너무 많이 하셨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울먹였다.

허 이오시프 할아버지는 “우즈벡 정부가 아니었으면 살 수가 없었다”며 “우즈벡에도 감사하지만 나이 들어 좋은 요양원에 살 수 있게 도와준 역사적 고향 한국에도 감사하다”고 했다.

우즈베키스탄을 국빈방문 중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와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의 부인 지로아트 미르지요예바 여사가 19일 오전(현지시각) 타슈켄트 아리랑 요양원을 방문하여 고려인 어르신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즈베키스탄을 국빈방문 중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와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의 부인 지로아트 미르지요예바 여사가 19일 오전(현지시각) 타슈켄트 아리랑 요양원을 방문하여 고려인 어르신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숙 여사의 요양원 방문을 계기로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벡 대통령은 40인승 버스를 요양원에 증정하기로 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이날 요양원에 버스 열쇠를 전달한 미르지요예바 여사는 김정숙 여사, 고려인 어르신과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한 부대변인은 “김 여사가 요양원 방문을 결정한 뒤 우즈베키스탄 측은 요양원 인근 도로포장과 화단 조성에 도움을 주고 각종 가구를 선물하는 등 아낌없이 지원했다”고 밝혔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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