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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당국, 스페인 北대사관 습격 ‘자유조선’ 멤버 체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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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 [EPA=연합뉴스]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 [EPA=연합뉴스]

미국 당국이 지난 2월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을 습격한 반북(反北)단체 ‘자유조선’의 일원이자 전직 미국 해병대원을 체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 등에 따르면 체포된 인물은 한국계 미국인 ‘크로스토퍼 안’이다. 통신은 복수 관계자를 인용해 그가 18일 체포돼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 연방법원에서 기소 인정 여부 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크리스토퍼 안은 그동안 스페인 당국의 수사와 언론 보도에 등장하지 않았던 인물이다. 기존 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멕시코 국적의 미국 거주자 ‘에이드리언 홍 창’ 등의 이름만 거론됐었다.

하지만 크리스토퍼 안이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 법무부 역시 그의 체포와 관련해 어떤 코멘트도 거부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앞서 지난 2월 22일 스페인 마드리드 소재 북한대사관에 괴한 10명이 침입해 컴퓨터와 이동식 저장장치(USB), 휴대전화 등을 강탈해가는 사건이 발생했다. 뺏긴 저장장치 등에는 어떤 정보가 담겼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 사건은 미 연방수사국(FBI)의 연루 가능성 때문에 더욱 주목받고 있다.

북한대사관을 습격한 괴한들의 정체는 자유조선 회원들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 2017년 2월 암살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을 보호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북단체다.

이들은 지난달 26일 스페인 법원이 수사결과를 내놓자마자 “범행 직후 FBI와 접촉해 자료를 건넸다”며 범행 사실을 공개적으로 시인했다.

미국 당국은 자신들이 해당 사건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범행 계획 및 실행, 사후 자료 전달 등에 미국의 적극적 개입이 없었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다 지난 16일 FBI가 북한대사관의 도난 물품을 스페인에 넘겼고, 스페인은 이를 북한대사관에 돌려줬다는 내용의 로이터 보도가 나왔다.

18일 반북단체인 자유조선은 미국 당국의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의 용의자인 자유조선 멤버 '크리스토퍼 안' 체포와 관련해 반발하는 입장문을 냈다. [사진 자유조선 웹사이트 갈무리]

18일 반북단체인 자유조선은 미국 당국의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의 용의자인 자유조선 멤버 '크리스토퍼 안' 체포와 관련해 반발하는 입장문을 냈다. [사진 자유조선 웹사이트 갈무리]

한편, 자유조선은 이날 크리스토퍼 안의 체포 소식과 관련해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내며 즉각 반발했다.

리 월로스키 변호사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 법무부가 북한 정권이 (스페인에서) 고소한 미국인들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한 데 대해 경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가장 최근 북한 정권에 억류된 미국 시민은 북한의 고문으로 불구가 돼 귀국했고 살아남지 못했다”면서 “우리는 미국 정부가 표적으로 삼은 미국인들의 안전과 보안에 대해 미국 정부로부터 그 어떤 보장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북한에 억류됐다 식물인간 상태로 송환돼 끝내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를 사례를 통해 크리스토퍼 안에 대한 신변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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