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구·지단 최후의 승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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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6일 오전 4시(한국시간) 뮌헨에서 열리는 프랑스-포르투갈의 준결승은 '닮은 꼴' 축구 인생 지네딘 지단(프랑스)과 루이스 피구(포르투갈)가 펼치는 마지막 승부다.

둘은 여러모로 닮았다. 34세 동갑으로 지단이 넉 달 정도 일찍 태어났다. 체격이나 A매치, 프로 경력, 수상 경력, 이적료 등도 비슷하다.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에서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양 팀의 주장인 두 선수는 경기 시작 때 센터서클에서 악수를 하겠지만 종료 휘슬이 울리면 한 명은 결승이 열리는 베를린으로 가고 다른 한 명은 고향으로 돌아가야 한다.

피구에게는 이 경기가 6년 전 유로2000(유럽축구선수권) 준결승에서 지단의 페널티킥 골든골로 패한 아픔을 설욕할 기회이기도 하다. 당시 포르투갈은 전반 19분 고메스가 선제골을 터뜨렸지만 후반 6분 앙리에게 동점골을 내줘 연장에 돌입했다. 연장 후반 12분 프랑스 윌토르의 슈팅이 포르투갈 수비수 샤비에르의 왼손을 스쳤다. 고의성이 없었지만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지단의 페널티킥 골든골로 프랑스는 결승에 올랐고 피구는 고개를 떨어뜨렸다. 피구는 설욕을 자신하고 있다. 40년 만에 월드컵 4강에 오른 포르투갈의 기세가 높고 전력에서 프랑스를 앞선다는 평가다.

지단은 여유가 있는 편이다. 프랑스는 유독 포르투갈에 강했다. 1926년 4월 첫 대결에서의 4-2 승리를 시작으로 21전 15승1무5패로 절대 우세다. 특히 75년 4월 0-2로 패한 이후에는 31년간 포르투갈에 7연승을 거뒀다. 가장 최근의 대결이었던 2001년 4월 파리 평가전에서는 4-0 대승을 거두기도 했다. 프랑스는 이번 월드컵에서 스페인과 브라질을 연파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단 역시 브라질과의 8강전에서 앙리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며 '경기 MVP'에 선정됐다. 최후의 승자는 누구일까.

쾰른=최원창 JE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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