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가 덮친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은 최대 6년간 폐쇄된다. 프랑스 당국은 화재로 소실된 첨탑 재건 설계를 국제공모에 부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대성당 대사제 “일부 매우 약해져” 폐쇄 방침 #복원에 드론 등 첨단 기술 총동원 전망
1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대성당 대사제 패트릭 쇼베는 지역 기업인들과의 만남에서 성당이 5~6년간 관광객 등 외부에 공개되지 않을 것이란 뜻을 전했다. “성당의 일부가 (화재로) 매우 약해졌다”면서다. 그는 성당의 67명 직원이 향후 무엇을 하게 될 지는 확실치 않다고도 덧붙였다.
이날 프랑스 정부는 화마에 스러진 첨탑의 재건 설계를 위해 국제 현상공모를 할 것이라고도 발표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는 특별 각료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에서 “현시대의 기술과 경향에 맞는 새로운 첨탑을 세우기 위한 것”이라며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필리프 총리는 “국제공모를 통해 비올레 르 뒤크가 구상했던 것처럼 첨탑을 재현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물을 것”라고도 말했다. 비올레 르 뒤크는 1830년 7월 혁명으로 심각하게 손상된 첨탑을 30년 뒤 복원한 건축가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복구에는 드론(무인기)부터 3D(3차원) 지도와 로봇 등 각종 최첨단 기술이 총동원될 전망이다. 드론은 위험한 곳에 인력 대신 접근하거나 파손된 내부 곳곳을 조사하기 위해 활용될 수 있다고 WP는 전했다. 제리 하자르 미 노스이스턴대 도시건축학 교수는 소형카메라와 레이저 스캐너 같은 센서를 장착한 드론이 성당 내부로 들어가 피해 규모를 기록하고 특정 장소에 대한 정확한 3D 영상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화재 진압 당시에도 당국은 드론을 띄워 상황을 조사했다.
미국의 교수가 생전 남긴 3D 자료도 복원에 활용될지 주목된다. 지난해 사망한 바사칼리지의 미술사학자 앤드루 탤런은 2011~2012년 노트르담 대성당 안팎을 레이저를 이용해 정밀 스캔했다. 이 자료는 대성당의 모습을 0.1인치까지 세세하게 담은 것으로 알려져 “세계에서 가장 정확한 자료”(AFP통신) 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브라질 국립중앙박물관 대형 화재 때도 3D 자료가 소실된 소장품을 다시 만들어내는 데 역할을 했다. WP는 전문가를 인용해 비슷한 자료에 접근할 수 있으면 노트르담 재건에 같은 기술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 전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