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황교안에 김학의 CD 말하자 귀까지 빨개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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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연합뉴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연합뉴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7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법무장관일 때 김학의 전 차관의 비위 정황이 담긴 CD 존재를 알고 있었다 발언과 관련해 “(당시 황 장관에게) CD를 꺼내 놓고 말해주니 표정이 완전히 얼어 붙었다”고 재차 주장했다.

박 장관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2013년 당시) 김학의 CD를 박지원 의원이 줬는데, 그것을 제가 책상 서랍에 넣어두고 있었다”며 “황 장관이 온다고 해서 CD를 꺼내놓고, 황 장관에게 우리가 이런 CD를 확보하고 있다고 말씀드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황 장관 특징이 약간 당황스럽거나 하면 귀가 빨개진다. 그런데 당시에 그랬다”며 “그래서 제가 딱 보고 이게 이분이 (김 전 차관 비위) 사실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계시구나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또 박 장관은 “박 의원과 저, 그리고 신경민 의원하고도 이 문제를 논의한 적이 있다”며 “그런데 이게 내용이 너무 난잡해서, 일단 우리가 CD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황 장관에게 알리고, 차관 임명은 막자는 의도였는데, 일주일 후 그만뒀다. 그래서 예의 차원에서 중단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논란이 됐던 김 전 차관 CD 입수 경로에 대해서는 “박 위원이 알고 계실 것”이라며 자세한 언급을 피했다.

‘(국회 인사청문회 당시) 김 전 차관 CD 언급은 계산된 행동이 아니었냐’는 의혹에는 “정말 우발적 상황이었다”며 “(민주평화당) 이용주 의원이 연거푸 세 번 질문해서 그냥 조금 이야기를 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 한국당이 생각하는 것처럼 계산된 발언이었다면 탄탄하게 답변했겠지만, 그냥 기억을 더듬는 수준(으로 답변했다)”도 말했다.

앞서 박 장관은 지난달 27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김학의 전 차관 의혹’을 묻는 이용주 의원의 질의에 김 전 차관 임명 전 국회에 온 황 장관에게 제보받은 CD를 꺼내 보여줬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에 황 대표는 “턱도 없는 소리”라며 “그런 CD를 본 적이 없다. 박 후보자 청문회에 집중해야 한다. 김 전 차관과 관련해 (임명 당시) 문제가 없다는 것만 들었다”고 부인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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