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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점 1위 키움 장영석 "순위표는 안 봅니다"

중앙일보

입력

타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키움 히어로즈 장영석

타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키움 히어로즈 장영석

장영석(29·키움 히어로즈). 프로야구 타점 순위표 가장 위를 차지한 이름이다. 쟁쟁한 타자들을 제치고 장영석이 타점 1위를 달릴 것으로 예상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프로 11년차 장영석은 서서히 자신의 황금기를 열어가고 있다.

프로 데뷔 11년 만에 주목받는 기대주

키움은 16일 포항 삼성전에서 4-0으로 이겼다. 5번타자 장영석이 활약했다. 박병호를 대신해 1루수로 나선 장영석은 1회 2사 1,2루에서 우전 적시타를 때려 선제점을 올렸다. 3-0으로 앞선 9회엔 권오준을 상대로 솔로홈런(시즌 4호)을 때렸다. 5타수 2안타 2타점. 장영석은 1회 적시타에 대해 "노리고 친 건 아니었다. 주자들을 불러들이자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타점 2개를 추가한 장영석은 20타점째를 기록했다. 지난해 타점왕 김재환(두산·19개)에 한 개 앞선 1위다.

2009년 부천고를 졸업하고 히어로즈에 입단한 장영석의 주포지션은 코너 내야수다. 하지만 입단 초기 자리를 잡지 못했고, 고교시절 에이스였던 경험을 살려 2011년엔 잠깐 투수로 전향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듬해 다시 야수로 돌아섰고, 2013~14년엔 경찰청 야구단에서 군복무를 했다. 하지만 전역 이후에도 장영석은 유망주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2017시즌(타율 0.269, 12홈런·38타점)엔 잠깐 반짝했지만 지난해 타율 0.224, 7홈런·24점으로 후퇴했다. 연봉도 6000만원에서 5300만원으로 삭감됐다.

16일 포항 삼성전에서 시즌 4호 홈런을 때려낸 장영석. [뉴스1]

16일 포항 삼성전에서 시즌 4호 홈런을 때려낸 장영석. [뉴스1]

2019시즌을 앞둔 장영석에게 마침내 기회가 왔다. 주전 3루수였던 김민성이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송성문, 김혜성 등 후배들과 경쟁을 해야했지만 방망이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경기당 타점 1개씩을 올리는 등 찬스에서 강한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다. 장정석 키움 감독도 "정신적으로 성장한 것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스스로도 멘털적인 성장을 느끼고 있다. 장영석은 "기술적으로 바뀐 건 없다. 대신 타석에서 임하는 정신적인 면이 달라졌다"고 했다. 그는 "예전엔 득점권에서 '못 치면 어쩌나'라는 조급함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주자가 없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타점 1위에 대해선 "실감이 잘 안난다. 사실 신경도 쓰지 않는다. 주변에서 이야기 해주시지만 순위표는 보지 않는다"고 웃었다. 이어 "저도 팬 여러분도 많이 기다려주셨다. 기록적으로 이루고 싶은 건 없다. 1루든 3루든 열심히 해서 많은 경기에 나가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포항=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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