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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사랑의 손길 잡은 미술 꿈나무들, 재능 기부로 사회에 보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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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면

한성자동차 드림그림 장학사업 

지난 3일 코엑스 서울리빙디자인페어, 한성자동차(메르세데스-벤츠 공식 딜러) 간판이 내걸린 부스. 하지만 안에는 자동차는 물론 바퀴 자국조차 없다. 꿈을 주제로 한 네온사인과 프로젝트 영상만 깜박였다. 벽걸이 TV에선 아크릴 조형물들을 촬영한 영상을 차례로 보여줬다. 미술 영재들이 만든 작품이다. 한성자동차와 미술 꿈나무, 무슨 관계일까.

한국메세나협회와 함께 #매년 멘티·멘토 80명 후원 #벽화 그리기, 작품 기증

한성자동차 드림그림에 참여한 학생들이 지난 6일 서울리빙디자인페어 한성자동차 부스에서 애나 한 작가(오른쪽 다섯째)와 함께 자신의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프리랜서 김동하

한성자동차 드림그림에 참여한 학생들이 지난 6일 서울리빙디자인페어 한성자동차 부스에서 애나 한 작가(오른쪽 다섯째)와 함께 자신의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프리랜서 김동하

“예전엔 그림만 무작정 좋아했다면 지금은 나의 가치관을 표현할 줄 아는 작가가 된 기분이에요.” 류하영(인천 영선고2)양은 다양한 미술 영역을 경험하며 시각도 넓어진 소감을 전하며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자랑했다. 특히 멘토의 조언 덕에 미래 설치미술가를 꿈꾸게 됐다.

“도우려고 나선 내가 되려 성장하는 시간이 됐어요.” 대학생 멘토 김도희(25)씨는 학생과 교류하며 받은 감명을 전했다. 그는 자신의 청소년 시절을 떠올리며 멘티 학생들과 진로를 고민했다. 그는 “학생들과 함께한 수업이 내게 큰 영감을 불어넣어 줬다”고 회상했다.

이들에게 희망의 씨앗을 심어준 건 ‘드림그림’ 프로그램이다. 드림그림은 가정 형편이 어려워 학업에 전념하기 어려운 미술 영재 학생들을 돕는 한성자동차 장학사업이다.

대학 입학 때까지 장학금·미술교육

드림그림의 첫발은 울프 아우스프룽 대표에게서 시작됐다. 그가 2011년 대표로 부임하면서 한성자동차의 사회 공헌 활동을 확대하는 방안의 하나로 예술 분야 꿈나무에 대한 후원을 결심했다. 미래 지속적이며 함께 성장하는 공동체적 기여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였다.

이듬해 2012년부터 한성자동차는 한국메세나협회와 손잡고 저소득층 꿈나무를 돕는 미술 영재 장학사업(드림그림)을 시작했다.

이를 위해 한성자동차는 손수 미술 영재를 선발하고 이들이 대학에 입학할 때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여느 일회성 기부와 달리 장학금은 물론 미술 교육까지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미술 전공 대학생과의 일대일 멘토링 ▶유명 작가의 강의와 협업 수업 ▶전문 미술인에게 배우는 여름 아트 캠프 ▶미술에 대한 시각을 넓히는 전시·공연 관람 ▶학생들이 작품을 만들어 선보이는 연말 전시회 ▶서울거리예술축제·한국국제아트페어(KIAF)·공예트렌드페어 참여 등으로 이뤄진 드림그림 프로그램은 미술대학 수업을 방불케 한다.

이렇게 빚은 학생들의 작품들은 지난 3~7일 열린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 반짝 선보이기도 했다. 애나 한 설치미술작가와의 수업에서 꿈을 주제로 만든 아크릴 조형물이다. 애나 한 작가도 학생들 작품에서 얻은 영감으로 한성자동차 부스를 감성 공간으로 디자인했다.

임직원·장학생 결연, 전시장 제공

울프 아우스프룽 한성자동차 대표가 지난 2016년 박원순 서울시장에게서 서울시 명 예시민증을 받고 있다.

울프 아우스프룽 한성자동차 대표가 지난 2016년 박원순 서울시장에게서 서울시 명 예시민증을 받고 있다.

드림그림 학생들은 갈고 닦은 솜씨를 재능 기부해 공익 발전에 기여하는 선순환을 이룬다. 2013년 대구 영생애육원 벽화 그리기를 비롯해 2014년 서울 서초구 종합복지관 할머니·할아버지 초상화 그리기, 2017·2018년 경희의료원과 강남구립 행복요양병원에 미술작품 기증 등을 펼쳤다.

이들은 또한 ‘서울중앙시장 환경 개선 프로젝트’ ‘도시 게릴라 프로젝트 in 구로’ ‘서서울예술교육센터 리모델링 프로젝트’ 등에서 벽화를 그리고 작품을 설치하며 낙후된 환경을 개선하는 활약을 보였다.

한성자동차는 시작 첫해에 장학생 20명, 멘토 20명이던 드림그림 장학사업을 지금은 각각 40명으로 두 배나 늘렸다. 후원이 끝나는 졸업생 수만큼 새로운 학생으로 충원해 해마다 80명을 유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성자동차는 임직원과 장학생이 일대일로 교류하는 ‘드림그림 엠버서더’, 자동차 전시장에 장학생들의 미술 작품들을 전시해 널리 알리는 ‘드림그림 갤러리’를 운영하는 등 그림자 같은 후원에 힘쓰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아우스프룽 대표와 한성자동차는 서울시 명예 시민증, 서울시 사회공헌 대상, 메세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등을 받았다.

박정식 기자 park.jeongsi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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