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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 재벌 2세, 중국의 새로운 '국민 남편'의 정체는?

중앙일보

입력

중국 재벌 2세 중에 가장 유명한 사람을 꼽는다면, 단연 왕쓰총(王思聪)을 떠올릴 것이다. 완다 그룹(万达集团) 왕젠린(王健林) 회장의 아들이기도 하지만, 왕쓰총 자체만으로 중국을 대표하는 젊은 사업가이자 각종 스캔들의 주인공으로 국내에 알려져 있다.

中 룽촹 그룹 쑨훙빈 회장 아들 쑨저이 #두뇌와 실무 능력 겸비한 금수저란 평가

반면, 중국 재계에는 좀처럼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재벌 2세들도 있다. 쑤닝그룹의 황태자 장캉양(张康阳)이 해당되며, 오늘 말하고자 하는 주인공은 룽촹 그룹(融创集团) 쑨훙빈(孙宏斌) 회장의 아들 쑨저이(孙喆一)다.

쑨저이(좌), 왕쓰총(우) [사진 신랑커지]

쑨저이(좌), 왕쓰총(우) [사진 신랑커지]

사실 쑨저이가 유명해진 것은 2년 전의 일이다. 당시 룽촹그룹은 인사 임면 공고를 통해 “쑨저이가 룽촹 중국의 집행 이사로 임명됐고, 연봉은 120만 위안(약 2억 200만 원)이다”라고 발표했다.

당시 쑨저이의 나이는 27세. 20대 재벌 2세의 화려한 등장은 순식간에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신분과 배경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이제 왕쓰총이 ‘국민 남편’ 타이틀을 ‘쑨저이’에게 넘겨줘야 할듯”이라 평하기 시작했다.

쑨저이 [사진 신랑커지]

쑨저이 [사진 신랑커지]

쑨저이의 부친 쑨훙빈 회장이 이끄는 룽촹 중국(融创中国)은 원래 부동산을 주력 사업으로 하는 회사였다. 그러던 2017년, 룽촹 중국은 문화 예술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는다.

2017년 7월 21일, 룽촹 중국 쑨훙빈 회장은 러스왕(乐视网) 회장으로 취임했다. 러스왕은 중국 창업의 신화 같은 인물로 통했던 자웨팅(贾跃亭)이 설립한 회사로서, 한 때 ‘중국판 넷플릭스’로 불릴 만큼 잘나갔던 회사다. 룽촹 중국은 같은해 완다그룹의 문화 사업 부문 일부를 인수하기도 했다. 쑨훙빈 회장은 룽촹 그룹의 문화 엔터 사업을 아들인 쑨저이에게 맡겼다.

 쑨훙빈 회장 [사진 바이두 바이커]

쑨훙빈 회장 [사진 바이두 바이커]

러스왕(좌), 룽촹중국(우) 로고 [사진 바이두 바이커]

러스왕(좌), 룽촹중국(우) 로고 [사진 바이두 바이커]

그 후 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까지도 쑨저이는 조용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런 그의 처신이 과거의 삶의 궤적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한다.

쑨저이가 태어났을 때, 아버지인 쑨 회장은 공금횡령 문제로 수감 생활 중이었다(훗날 무죄 선고 받음). 그럼에도 평범한 아이들처럼 초·중·고등학교 생활을 마친 쑨저이는 2011년, 보스톤 대학을 졸업한다. 그가 첫직장으로 선택한 곳은 아버지의 룽촹 중국이 아니었다. 쑨저이는 쉐후 캐피털(雪湖资本)과 광고회사에서 경력을 쌓은 다음 룽촹으로 넘어온다. 결과적으로 쑨훙빈은 ‘집안, 학력, 능력을 모두 갖춘 인재’ 로 성장한 셈이다.

유랑지구 [사진 바이두 바이커]

유랑지구 [사진 바이두 바이커]

룽촹 문화(融创文化)에 몸 담은 지난 2년 동안, 쑨저이에 대한 평가는 꽤 긍정적이다. 그는 ‘콘텐츠+플랫폼+실경(实景)’ 전략을 통해 영화 제작 등의 방면에 포석을 깔았다. 한편으로는 문화와 여행을 접목해 하나의 완성된 산업 가치사슬을 만들어냈다.

예를 들면, 올해 춘제(春节 중국의 음력 설) 개봉작 중 가장 핫했던 영화인 유랑지구(流浪地球)와 풍광외성인(疯狂外星人)이 모두 룽촹 문화 산하의 둥팡잉스찬예위안(东方影都影视产业园)에서 촬영한 작품이다. 또, 올 춘제 어린 자녀를 둔 가족단위 관객의 사랑을 받은 웅출몰지원시시대(熊出没之原始时代) 역시 룽촹의 계열사 러촹원위(乐创文娱)가 배급을 담당했다.

[사진 푸펑차이징]

[사진 푸펑차이징]

특히 둥팡잉스찬예위안은 왕젠린 회장의 수중에 있던 테마파크다. 2017년 왕 회장으로부터 둥팡잉스찬예위안을 인수한 쑨훙빈 회장은 향후 동방의 할리우드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쑨 회장은 왕 회장으로부터 총 13개의 완다 테마파크 및 프로젝트를 넘겨받았고, 그 규모를 모두 합치면 약 1000억 위안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쑨 회장은 이 13개 테마파크를 전부 아들의 손에 맡겼다. 쑨훙빈 회장이 처음 꾸었던 ‘동방의 할리우드’ 꿈은 이제 쑨저이가 이어나가게 됐다.

차이나랩 홍성현

[사진 차이나랩]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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