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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버닝썬 대포통장만 15개…자금은 린사모 측근에 전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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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버닝썬 로고 [중앙포토]

클럽 버닝썬 로고 [중앙포토]

경찰이 클럽 버닝썬의 장부를 확보하고 자금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대포통장 15개를 발견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경찰은 15개 대포통장의 명의자를 확인하고 대포통장을 통해 흘러 들어간 버닝썬의 자금이 최종적으로 누구에게 전달됐는지를 밝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A씨, 화교 출신으로 린사모 전담 #'윗선' 규명 나선 경찰, 승리·린사모 겨냥

경찰은 버닝썬에서 나온 자금 수천만원이 대포통장 계좌들로 각각 입금된 뒤 대만인 ‘린사모’의 한국 매니저로 알려진 A씨에게 전달된 것으로 파악했다. 수사팀은 A씨를 업무상 횡령 혐의 등으로 입건하고 이 같은 수법으로 수차례에 걸쳐 받은 돈을 누구에게 줬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A씨가 승리, 린사모 등과 관련된 정황을 포착하고 A씨의 ‘윗선’을 추적하고 있다.

15명에 달하는 대포통장 소유주는 모두 A씨의 지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법망을 빠져나가기 위해 이들을 버닝썬의 MD(영업사원)로 허위 등록하고 급여 명목으로 돈을 입금하는데 개입했다고 보고 있다. A씨는 자신의 지인들에게 입금된 돈을 현금으로 돌려받았다고 한다.

경찰은 A씨를 통해 자금 활용처를 확인하는 한편 대포통장 명의자들을 차례로 소환해 A씨에게 돈을 전달한 과정과 계좌 대여 과정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주까지 통장 명의자 5명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 남은 10명의 신원도 이미 확인한 만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경찰은 “A씨가 실질적으로 통장을 관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버닝썬 관계자 등에 따르면 A씨는 화교 출신으로 중국어에 능통해 린사모의 한국 가이드이자 금고지기 역할을 해왔다. 대만 국적의 자산가인 린사모의 한국 자금 일부를 A씨가 관리해왔다고 한다. 그는 버닝썬 MD로도 근무한 적이 있으며 린사모가 클럽을 방문할 때마다 안내 등을 전담으로 맡은 것으로 알려져 버닝썬에서의 횡령 의혹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키맨’으로 꼽힌다.

승리(왼쪽), 린사모 추정 여성 [넥스트매거진 캡처=연합뉴스]

승리(왼쪽), 린사모 추정 여성 [넥스트매거진 캡처=연합뉴스]

경찰은 A씨가 린사모의 측근이라는 정황 등을 토대로 대포통장 소유주로부터 흘러간 돈이 린사모를 통해 해외로 빠져나갔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린사모는 버닝썬 전체 지분의 20%를 소유하고 있다. 린사모가 버닝썬 설립 당시 투자한 10억원을 회수하기 위해 배당금 명목으로 돈을 미리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경찰은 린사모 자금의 출처와 흐름 등을 파악하기 위해 중국 공안 등에 수사 협조를 요청한 상태다. 지난 4일 경찰 관계자는 “인터폴을 통해 중국‧대만‧홍콩‧싱가폴 등에 ‘조직범죄단체 중 한국과 관련된 정보가 있으면 제공해달라’고 수사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버닝썬과 린사모가 세계 3대 범죄조직 중 하나인 삼합회와 연루됐다는 설이 제기돼온 만큼 국제 공조를 통해 관련 의혹도 확인할 계획이다.

A씨와 함께 이성현, 이문호 버닝썬 공동대표도 횡령 혐의로 입건되는 등 경찰 수사가 자금 추적을 통해 활로를 찾는 모양새다. 경찰은 버닝썬 운영진이 대포통장 존재를 인지하고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편 승리는 몽키뮤지엄 운영 당시 1100만원대 변호사 비용을 회삿돈으로 대납한 혐의(업무상 횡령)로 입건된 상태다.

정진호·김정연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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