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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탕웨이싱의 저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7면

<4강전 2국> ●안국현 8단 ○탕웨이싱 9단

3보(36~52)=36으로 잠시 한발 물러섰던 탕웨이싱 9단이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38로 잇고 나서는 40으로 안국현 8단의 강수에 더욱 강력하게 대응한 것이다. 이 수를 두기 위해 탕웨이싱 9단은 잠시 숨을 고르고 있었나 보다.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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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까지 진행이 된 다음 안국현 8단은 퍼뜩 정신이 들었다. 흐름이 뭔가 이상하다. 앞서 야심 차게 붙였던 ▲가 순식간에 허무해졌다. 처음 의도와는 달리 뿌리를 잃고 둥둥 떠 있는 ▲는 보기에도 머쓱한 존재가 됐다. 잠시 잊고 있었는데 이게 바로 탕웨이싱 9단의 저력이다. 그는 상대 진영에서 맛이 나쁜 부분을 공략해 교묘하게 수를 내는 재주가 있다.

참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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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력을 받은 탕웨이싱 9단은 48로 더욱 강하게 안국현 8단을 휘몰아쳤다. 괴로웠던 안 8단은 타협하자며 49로 손을 내밀었는데, 이는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 괴로워도 잠시 견뎌내고 '참고도' 흑1로 끊고 강력하게 버티는 게 실전보다는 나았을 것이다.

기세등등한 탕웨이싱 9단은 안국현 8단이 내민 손을 야멸차게 뿌리치고 50, 52로 좌변과 중앙의 백돌을 연결했다. 이렇게 되고 보니 좌변 접전에서는 백이 선취점을 따낸 모양새다. 어느새 탕웨이싱은 실리에서도 안국현을 조금씩 앞서 나가고 있다. 벌써 밀리기 시작하면 안 된다. 안 8단이 다시 힘을 내야 할 때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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