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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제지 공장서 20대 노동자, 기계 눌려 사망…“이직 앞두고 참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3일 한솔제지 장항공장에서 작업 중이던 20대 노동자가 기기 오작동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뉴시스]

3일 한솔제지 장항공장에서 작업 중이던 20대 노동자가 기기 오작동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뉴시스]

충남 서천의 한솔제지 장항공장에서 20대 노동자가 기기 오작동으로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안전사고 예방목적인 ‘2인 1조’ 근무를 두고서는 공장 측과 경찰 측 입장이 달라 좀 더 명확한 원인 규명이 필요해 보인다.

경찰에 따르면 3일 오전 5시 4분 충남 서천군 한솔제지 장항공장에서 일하던 A씨(27)가 턴테이블 기기에 눌려 사망했다. 1년 전 한솔제지의 한 계열사에 입사해 ‘전기보전반’에서 근무하던 A씨는 턴테이블 기기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연락을 받고 기기 점검을 하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평소 근무평가가 좋아 동료들로부터 신망이 두터웠고, 특히 최근에는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하기 위해 이직 면접을 앞두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경찰과 공장 측에 따르면 이날 사고는 기기 오작동으로 발생했다.

공장 측 관계자는 “이날 사고 현장에는 안전 수칙에 따라 2인 1조로 투입됐다”며 “이들은 기기 오류가 발생한 턴테이블 작업장에 도착해 점검했으며, 상세한 점검을 위해 기기 하부에 내려가 점검하는 도중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경찰 관계자는 “안전 수칙에 따라 2인 1조로 투입된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숨진 A씨 이외의 근로자는 점검 작업과는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찰은 “점검 작업에 A씨 혼자 투입된 이유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있다”며 “내일 오전 숨진 A씨를 부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아직 조심스럽지만, 경찰의 사고 조사가 이뤄지는 만큼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유족과 원만한 합의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사고 후 한솔제지 공장은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주무관서인 고용노동부 보령지청은 해당 공장에 근로감독관을 파견해 현장 점검에 나섰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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