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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틱’ 국가를 ‘발칸’ 국가로…‘또’ 실수한 외교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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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의 모두발언을 경청하며 생각에 잠겨 있다. [뉴시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의 모두발언을 경청하며 생각에 잠겨 있다. [뉴시스]

외교부가 지난달 19일 공식 홈페이지에 올린 보도자료에 ‘발틱’ 국가인 라트비아·리투아니아·에스토니아를 ‘발칸’ 국가라고 잘못 기재했던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로 인해 외교부는 주한 라트비아 대사관 측으로부터 항의를 받았다고 한다.

2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외교부는 보도자료에 ‘발틱 3국’을 ‘발칸’으로 잘못 쓰고도 인지하지 못했다. 이를 본 라트비아 대사관 측이 곧바로 지적에 나서자 해당 부분을 정정했다.

조선일보는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페테리스 바이바스 주한 라트비아 대사가 문제가 된 외교부 보도자료를 보고 얼굴이 붉어질 정도로 화가 많이 났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바이바스 대사는 이 문제를 다른 주한 유럽 대사 등에게 이야기하며 아쉬움을 토로했다고 한다.

발틱과 발칸은 지정학적으로 다른 지명이다. 발틱은 북유럽 발트해 일대를 의미한다. ‘발틱 3국’은 20세기 초 구소련에 강제 병합됐다가 독립한 발트해 연안 세 나라인 라트비아·리투아니아·에스토니아를 뜻한다. 외교부가 ‘발틱’ 대신 표기한 ‘발칸 국가’는 유럽 동남쪽 발칸반도 일대에 있는 불가리아·터키 일부 지역이나 공산주의 국가 구 유고슬라비아 연방국을 의미한다.

외교부는 이런 일이 발생한 데 대해 “번역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외교부는 최근에도 외교 결례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3일 한·말레이시아 정상회담 뒤 ‘슬라맛소르’라고 말한 것을 두고 인도네시아 인사말을 잘못 사용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이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22일 간부 회의에서 “외교부 최수장으로서 부끄러움과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말하고, 재발 방지 시스템 마련을 지시했다.

당시 강 장관은 “외교 관련 사안은 형식이든 내용이든 외교부가 국가를 대표하는 기관으로서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진다는 무거운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면서 “시스템 마련과 더불어 프로페셔널리즘이 모자라 생기는 일에 대해선 응당 조처를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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