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붙은 전작권 전환, 문재인 정부 임기 내 완료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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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두 국방부장관이 1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국방부 청사에서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부장 관 대행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 국방부]

정경두 국방부장관이 1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국방부 청사에서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부장 관 대행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 국방부]

 전시작전통제권을 미군에서 한국군으로 전환하는 과정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ㆍ미가 다양한 채널로 전작권 전환의 조건을 점검하기로 하면서다. 이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2022년 5월 이전까지 전작권 전환 작업을 마칠 가능성이 더 커졌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의 펜타곤(미국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부 장관 대행과의 회담에서 “최근 박한기 한국 합참의장과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ㆍ미연합사령관이 특별상설군사위원회(SPMC)를 열었다”고 밝혔다.

한ㆍ미 특별군사위 매달 열기로

지난달 첫 모임을 가진 특별상설군사위원회는 전작권 전환 이후 연합작전을 주도할 한국군의 핵심 군사능력을 평가하는 기구다. 앞으로 매달 열린다. 한ㆍ미 군 당국은 이미 상설군사위원회(PMC)를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도 특별상설군사위원회를 새로 만든 것은 전작권 전환 작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겠다는 의도다.

양국 국방장관은 또 올 9월 한국군 주도의 연합작전 수행 여부를 가려내는 최초작전운용능력(IOC) 검증을 하기로 했다. 한ㆍ미는 ▶한국군이 한ㆍ미 연합방위를 주도하는 능력을 확보하고 ▶북한의 핵ㆍ미사일 대응능력을 갖추며 ▶안정적인 한반도ㆍ지역 안보환경이 마련될 때 전작권을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IOC 검증은 전작권 전환의 조건이 마련됐는지 알아보는 첫 단계다.

정경두 국방부장관이 1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한ㆍ미 국방장관회담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국방부]

정경두 국방부장관이 1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한ㆍ미 국방장관회담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국방부]

섀너핸 장관 대행은 이날 “연합훈련을 축소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라며 “정 장관과 9월 훈련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기존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폐지됐지만, 새로운 연합훈련을 통해 한국군의 능력을 점검하겠다는 것이다. 이 연합훈련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이뤄지는 지휘소연습(CPX) 형태로 예정됐다.

올해 한ㆍ미가 IOC 검증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경우 다음 단계는 완전운용능력(FOC) 검증, 완전임무수행능력(FMC) 검증이다. 이들 두 단계의 검증을 각각 2020년과 2021년에 마치면 문재인 정부의 임기 마지막 해인 2022년 전작권 전환을 달성한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소 안보전략실장은 “북ㆍ미 비핵화 협상이 구체적인 성과를 낸다면 현 정부 임기 안에 전작권 전환이 이뤄질 수 있다”면서도 “어떤 시한을 정한 뒤 거기에 맞춰 전작권 전환을 한다는 방식은 좋지 않다. 서두르지 말고 전작권 전환의 조건을 충족하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섀너핸 장관 대행이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 공약을 재확인했다고도 전했다.

이철재ㆍ이근평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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