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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취·침출수 확 줄여…매립지 신기술로 전력·난방열 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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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인천 서구 수도권 매립지 제3매립장 전경. [사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인천 서구 수도권 매립지 제3매립장 전경. [사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지난 26일 오후 인천시 서구 백석동의 수도권 매립지 제3매립장(3-1). 축구장 144배에 달하는 103만㎡ 부지가 16개 구역으로 나뉘어 있고 1단 매립이 끝난 곳에는 초록색 비산 먼지 차단망이 덮여 있었다. 이곳에 전국의 40%에 달하는 수도권 3개 시도(서울·인천·경기)의 매립 쓰레기가 묻힌다. 광활한 매립지 사이로 폐기물 운반 차량이 줄지어 들어왔다. 매립장 너머에는 청라국제도시의 스카이라인이 보였다.

수도권 매립지 신기술, 해외서 주목 #국내 첫 생활·건설 폐기물 분리 #매립가스로 친환경에너지 생산 #모잠비크·스리랑카서 사업 성공

지난해 10월 매립을 시작한 제3매립장은 일평균 1만3000t의 생활·사업장·건설 폐기물을 처리한다. 15~20t 차량 1000여 대 분량이다. 각각 2000년, 2018년 매립이 끝난 제1매립장과 제2매립장에는 폐기물 총 1억4257만t이 묻혔다. 수도권 매립지를 관리하는 수도권 매립지 관리공사(SL공사)에 따르면 제3매립장은 앞으로 7년 동안 수도권 지역 폐기물 약 1819만t을 처리할 예정이다.

전국에서 폐기물 처리가 화두인 가운데 수도권 매립지가 선진 매립기술과 자원화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연탄재를 쌓아두던 연탄재 야적장에 조성한 코스모스 꽃밭과 국화 화단. [사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연탄재를 쌓아두던 연탄재 야적장에 조성한 코스모스 꽃밭과 국화 화단. [사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수도권 매립지는 과거 서울 난지도 매립장이 포화하면서 1992년 활용되기 시작했다. 이곳은 다른 매립지보다 친환경 매립공법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왔다. 우선 위생 매립공법으로 폐기물 침출수와 매립가스를 별도 처리시설로 옮겨 환경 오염을 막고, 폐기물을 매립한 뒤 단기간 내 흙으로 덮는 복토과정을 거쳐 악취 유발 물질과 빗물 유입을 방지한다.

또 제3-1매립장은 생활폐기물과 건설폐기물을 따로 묻는 분리 매립공법을 국내에서 처음 도입했다. 이호연 SL공사 자원순환기술연구소장은 “건설폐기물에 다량 함유된 황 성분은 악취물질인 황화수소 발생의 주범으로 유기물질이 많은 생활폐기물과 차단하면 악취를 억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SL공사는 선진 기술 도입뿐 아니라 환경·안전 관리로 8년 연속 무재해 달성, 악취 민원 0건, 침출수 무방류 등 3무(無) 매립장을 실현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환경 성과 평가에서 국제 모범 사례로 소개됐다. 지난해까지 벤치마킹을 위해 홍콩·인도네시아 등지에서 방문한 인원이 3만6000여 명이다.

폐기물을 활용한 자원화·에너지화 사업 역시 성과를 내고 있다. 매립지 옆으로 보이는 50㎿ 매립가스 발전시설에서는 매립가스로 연간 약 10만 가구에 공급 가능한 전력 3.5억㎾h를 생산한다. 박용신 자원사업본부장은 “음폐수(음식 폐기물 처리 폐수)바이오가스화 시설에서는 하루 422t의 음폐수로 바이오가스 약 3만5374㎥를 만들어 연간 40억원의 연료비를 절감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기술을 해외에서도 눈여겨보고 있다. 녹색기후기금(GCF)·세계은행(WB) 등과 개발도상국의 폐기물 관리 시스템 선진화, 매립가스를 활용한 온실가스 감축 사업 등을 함께 하는데 모잠비크·스리랑카에서 이미 관련 사업에 성공했으며 올해 몽골·캄보디아·네팔 등지에 진출할 계획이다.

매립이 끝난 제1매립장에서는 환경문화 테마공원 조성이 한창이었다. 나무 530만 그루를 심었고, 제1매립장 상부의 친환경 골프장과 드림파크 수영장은 인천 서구 경서동 등 매립지 영향권 내 지역 주민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하고 있다.

강성칠 SL공사 대외협력처장은 “42만명 일자리 창출, 폐기물 반입 수수료로 주민지원기금 조성 등 주민들과 상생·협력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정 : 2019년 3월 27일
애초 기사에는 두 번째 사진 설명에서 매립이 끝난 제1매립장에 코스모스 꽃밭과 국화 화단을 조성했다고 보도했지만 사진 속 장소는 연탄재 야적장이었던 것으로 확인돼 수정했습니다.

인천=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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