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위해 몸 날린 삼성 김상수 "정말 무의식이었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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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김상수. [사진 삼성 라이온즈]

삼성 김상수. [사진 삼성 라이온즈]

지난 24일 창원 NC-삼성전. 삼성 9번타자 김상수(29)는 허슬플레이를 선보였다. 3-3으로 맞선 8회 초 2사 3루에서 2루수 방면 깊숙한 땅볼을 친 뒤 1루에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시도한 것. 내야안타가 되면서 삼성은 점수를 뽑았다. 4-3 시즌 첫 승리를 이끈 귀중한 안타였다.

지난해 삼성은 6위로 아쉽게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삼성이 창단 후 3년 연속 가을 야구를 하지 못한 건 역대 두 번째다. 그만큼 올시즌을 맞이하는 선수들의 각오는 남다르다. 김상수의 주루도 승리에 대한 의지 표현이었다. 삼성은 전날 개막전에서 NC에 0-7로 완패했다.

김상수 뿐만이 아니었다. 홈을 밟은 주자 김헌곤도 3루 땅볼 때 2루에서 3루를 파고드는 뛰어난 주루플레이를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자칫 부상을 당할 수도 있는 플레이라는 점에서 웃을 수 만은 없었다. 26일 사직 롯데전을 앞둔 김한수 삼성 감독은 "선수니까 지기 싫은 마음이 드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해서는 안 되는 플레이다. 다쳐서는 안된다"고 했다.

실제로 김상수는 슬라이딩 직후 통증 때문에 대주자 최영진과 교체됐다.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결국 수비시 입은 허리 통증과 겹쳐져 26일 경기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고, 손주인이 2루수로 출전했다. 경기 전 만난 김상수는 "정말 무의식중이었다"고 고백했다. 다행히 부상 정도가 심하진 않다. 김상수는 허리가 불편했지만 이날 타격 연습을 소화했다. 김상수는 "수비 연습은 하지 않았지만 캐치볼만 하면 (하루 이틀 뒤)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김한수 감독은 "길게 봐야 한다. 이원석도 오늘 몸이 좋지 않아 최영진이 선발 3루수로 나간다. 시즌은 길다. 앞으로는 자제시킬 생각"이라고 했다.

부산=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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