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일본 땅' 일본 역사 교과서에 교육부 "즉각 시정 촉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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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를 '다케시마(竹島, 붉은 사각형)'로 표기한 일본 역사교과서(오른쪽)와 지리교과서. [연합뉴스]

교육부가 자국 역사교과서에 독도를 자신의 영토로 명시한 일본 정부에 대해 즉각 시정을 촉구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표현한 초등학교 검정교과서를 모두 통과시켰다.

교육부는 26일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역사·지리·국제법적으로 명백한 대한민국 영토인 독도를 ‘일본 영토로 주장’하는 것은 그릇된 역사인식과 부당한 영토주권 침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가 침략의 과거사를 왜곡하고 우리의 독도 영토주권을 중대하게 위협하는 주장을 담은 초등학교 교과서 검정에 강한 유감을 표하며 즉각 시정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일본 문부과학성은 교과서 검정심의회 총회를 열어 독도가 일본의 '고유영토'이고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주장이 담긴 초등학교 검정교과서를 승인했다. 도쿄서적과 니혼분쿄(日本文敎)출판, 교이쿠(敎育)출판 등 3개 출판사의 사회과 교과서 12종(3~6학년용)이 대상이다.

이날 승인된 검정교과서는 2017년 개정된 문부성의 학습지도요령에 따른 것이다. 여기에는 독도와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를 '일본의 고유영토'로 다루도록 했다. 특히 독도는 '한국이 불법점거하고 있다'고 기술토록 돼 있다. 학습지도요령은 학교 교육과정과 교과서·수업 내용 등의 기준이 되는 지침으로 법적 구속력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대한민국 정부는 수년간 일본의 그릇된 역사인식을 지적하며 여러 차례 시정을 촉구해 왔지만 일본은 올바른 역사교육과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저버리고 초등 교과서에 독도를 일본 영토로 기술했다”며 “이런 내용의 검정 교과서를 통과시킨 것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3·1 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제국주의 침략에 대한 일본의 진실한 반성을 촉구하고 양국의 화해와 ‘동반자적 한일관계’를 기대하는 것에 또다시 깊은 실망과 상처를 준 사실을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동아시아의 진정한 화해와 공동 번영의 길을 가로막는 역사왜곡과 독도 영토주권 침해를 즉각 중단하라”고 강조했다.

일본 문부과학성이 교과서 검정심의회에서 독도가 일본의 영토라는 주장이 담긴 사회과 교과서에 대한 검정을 승인한 26일 오후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가 서울 외교부 청사로 초치되고 있다. [뉴스1]

최동일 교육부 동북아교육대책팀장은 “역사를 왜곡하고 영토 주권을 침해하는 일본의 거듭된 시도에 대해, 관련 기관 및 민간·사회단체와 협력해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외교부도 항의 성명을 발표하고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김중백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한국은 독도가 대한민국의 합법적 영토이고 실효적 지배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만들려는 일본의 도발을 냉정하게 대처해 왔다”며 “일본 정부가 교과서 지침까지 개정해 역사왜곡을 시도하는 부분에 대해선 국제사회에서 좀 더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동석 한국교총 정책본부장은 “이번 교과서 검정 사태로 일본은 국가 간 지켜야 할 최소한의 예의를 저버렸다“며 “학생들에게 본격적으로 왜곡된 역사를 가르치려는 시도에 맞서 우리나라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의식과 나라사랑을 명확히 교육할 수 있도록 ‘독도의 날’을 정부 기념일로 지정하고 역사교육시 독도와 일본 위안부 관련 내용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석만 기자 sa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