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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위 응급실’ 닥터 카 인천 달린다…먼저 도입한 울산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인천시·길병원 3월 12일 운행 시작  

인천시와 가천대길병원 권역외상센터는 지난 12일부터 365일 24시간 전문 의료진이 탑승해 사고 현장까지 가는 닥터 카를 운행한다. [사진 가천대길병원 제공]

인천시와 가천대길병원 권역외상센터는 지난 12일부터 365일 24시간 전문 의료진이 탑승해 사고 현장까지 가는 닥터 카를 운행한다. [사진 가천대길병원 제공]

전문 의료진이 탑승해 ‘도로 위 응급실’이라 불리는 닥터 카가 인천을 달린다.

인천시와 가천대길병원은 지난 12일 인천소방본부·응급의료기관·민간이송업체 등과 함께 닥터 카 출범식을 열어 운행 시작을 알렸다.

닥터 카는 간호사나 응급구조사만 타는 일반 구급차와 다르게 외과나 응급의학과 전문의와 간호사가 탑승해 직접 환자를 처치하며 이송하는 시스템이다. 길병원 닥터 카에는 외상외과 전문의, 간호사, 응급구조사, 기사가 한 팀을 이뤄 탄다. 119 종합상황실에서 요청받은 지 5분 내 출동, 30분 내 현장 도착을 원칙으로 365일 24시간 운영한다.

이를 위해 병원은 닥터 카 전담 당직의와 당직 간호사를 따로 배치한다. 현재는 출동 요청이 오면 민간이송업체의 구급차를 불러 의료진이 탑승하는 방식이지만 사업 성과에 따라 닥터 카 전용 차량 구매를 검토할 계획이다.

이정남 길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은 “전문 의료진이 구급차에 타면 사고 현장에서부터 실질적 응급의료 조치를 할 수 있어 환자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며 “길병원 권역외상센터에서 연 1500~2000명 정도의 외상환자를 보는데 이 가운데 중증 환자가 500명 정도”라며 “500명 가운데 150명 정도를 닥터 카로 현장 출동해 구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는 민간이송업체의 구급차를 이용하지만 사업 성과에 따라 전용 차량 구매를 검토할 계획이다. [사진 가천대길병원 제공]

현재는 민간이송업체의 구급차를 이용하지만 사업 성과에 따라 전용 차량 구매를 검토할 계획이다. [사진 가천대길병원 제공]

이 사업은 길병원이 1년 정도 준비해 인천시에 제안했다. 연간 예산 1억8000만원은 시가 부담하고 인건비·운영비 등에 쓰인다. 시 측은 닥터 카가 중증외상 환자에게 골든아워 내 최적의 응급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 안전망 역할을 할 것이라며 2015년 30.5%인 전국 외상 사망률을 2022년 23%까지 낮추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울산대병원 예산 부족으로 멈춰 

현재 닥터 카를 운행하는 지자체는 인천시가 유일하다. 2016년 10월 울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가 국내 최초로 도입해 성과를 냈지만 예산 부족으로 지난 1월 운행을 잠정 중단했다. 울산대병원은 외부 지원 없이 매년 하는 정부의 권역외상센터 평가에서 받은 상금으로 닥터 카를 운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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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규혁 울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은 성과가 나는 시점에 운행이 중단됐다며 아쉬워했다. 울산대병원의 통계를 보면 2017년 1월~2018년 6월 일반 구급차 이송 환자는 환자 100명당 예측 생존자 수보다 8.8명이, 닥터 카 이송 환자는 14.4명이 더 살았다. 생존율이 더 높다는 얘기다. 사고 후 최종 치료까지 걸리는 시간 역시 닥터 카 이송이 더 빨랐다.

경 센터장은 “일본 병원에서 보고 도입한 닥터 카는 ‘병원 (도착) 전 단계 치료’를 체계화할 해법”이라며 “인구 밀도가 높은 대도시에 적합하며 원거리 헬기 이송과 상호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산이 확보되면 닥터 카 운행을 재개할 것”이라며 “지역 응급 의료 체제를 갖추는 공적 의미가 있다는 점에서 중앙 정부와 지자체의 지속적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천=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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