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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부서서 메구미 만나 결혼 94년 4월 우울증 치료 중 자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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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그러면서 "내 사생활이 정치화.국제문제화 되는 걸 바라지 않는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

-북한에서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나.

"북에 들어온 다음 당의 품에 안겨 정말 행복하게 살아왔다. 대학도 나오고 지금 중요한 직책에서 일도 하고 있다. 은경이(*요코타 메구미와의 사이에서 난 딸)는 김일성종합대학에서 공부하고 있고, 철봉이(*아들)는 소학교에 다니고 있다. 제 집사람(*현재 부인.박춘화)은 당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다. 장인은 평양시 인민위 부위원장으로 사업을 하고 계신다.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구체적으로 뭔가.

"특수부문에서 일하고 있다. 통일부문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김씨는 대남공작 기관인 노동당 대외정보조사부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은경양 어머니(*메구미)와 어떻게 만났나.

"사업상 특수부서에서 은경이 어머니인 메구미를 만나게 됐다. 일본말을 배웠다. 사업상 필요해서다. 1986년 초였다. 일본어를 배우면서 젊었으니 이성적으로 가까워졌고 결혼하게 됐다."

-은경양 어머니가 자살했다는 주장이 맞나.

"94년 4월 13일 병원에서 자살했다. 아내로서, 어머니로서 가정생활을 진행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러 전문병원에 보냈는데 치료사업이 잘 안 돼…. 결혼 전부터 병적인 현상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은경이) 출산 뒤 좀 더 악화됐고 우울증을 동반하면서 할 수 있는 모든 치료를 다했지만 끝내 숨졌다. 구체적인 내용이나 방법은 말씀드리지 않겠는데 결국 병원에 가서 자살한 것으로 됐다."

-일본 측에 건네준 유골은.

"(일본의) 간곡한 부탁에 의해 유골도 넘겨줬다. 당시 일본 측 단장은 유골을 받으면서 메구미 부모에게 책임지고 전달하며, 공표하지 않겠다는 자필 확인서도 남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골을 여기저기 나눠주며 가짜라는 졸렬하고 유치한 주장을 하기 시작했다. 메구미 문제는 이게 전부다. 일본 정부가 내 말을 믿지 않고 딴소리를 하면서 나를 괴롭히고 있다. 2004년 11월 평양을 방문한 일본 정부 관계자를 만나 구체적으로 (사망 경위를) 설명해 줬다."

-일본에선 은경양의 일본행을 요구하는데.

"은경이는 메구미의 딸이자 나의 딸이다. 일본 당국이 취하는 사태로 볼 때 보내고 싶은 생각도 없고 스스로도 가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다. 나와 나의 가정 문제가 불순한 정치적 목적에 이용되는 것을 막아 달라. 일부가 (내 문제를) 정치화.국제 문제화해 북을 반대하는 데 써먹으려 하고 있다."

금강산 공동취재단,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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