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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국회 복귀에 홍영표는 "결단"이라지만 한국당은 떨떠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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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4일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하면서 국회가 2개월여 만에 정상화 수순을 밟게 됐다.

국회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이 4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열렸다.김관영 바른미래당,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왼쪽부터)가 회의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임현동 기자

국회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이 4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열렸다.김관영 바른미래당,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왼쪽부터)가 회의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임현동 기자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4일 오전 국회에서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간의 회동이 끝난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저희 스스로 결단을 내려 국회를 열기로 했다. 오늘 안에 국회 소집요구서를 내겠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그동안 손혜원 무소속 의원의 목포 투기 의혹과 관련, 국정조사나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차원의 청문회를 국회 정상화를 최소한의 조건으로 내세워 왔다. 그러나 이날 30여분 동안 이어진 원내대표 회동에서도 민주당이 끝내 거부하자 한국당은 '손혜원 국정조사'의 실현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 국회 유턴을 전격 결정했다.

나 원내대표는 “방탄국회로 일관하는 여당에 최소한 책임을 다할 기회를 줬지만, 끝끝내 발로 걷어찼다. 여당은 민생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마저 방기하고, 자신들의 잘못과 비위를 감추는 데만 급급하다”며 “이제 책임 있는 야당으로서 더는 이런 여당에 기대할 게 없다. 경제‧안보와 관해 굉장히 시급한 현안이 많기 때문에 저희 스스로 결단을 내려 국회 상임위를 조속히 열고 현안을 챙기겠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당의 국회 복귀 선언은 유치원 개학연기, 미세먼지 등 민생 현안은 물론 북미정상회담 결렬 등으로 국회 등원의 압박을 느꼈기 때문으로 읽힌다. 김현아 원내대변인은 “손혜원 국정조사만이라도 수용하라는 요구에 여당은 끝내 손혜원 구하기로 일관했다"며 “불통 여당으로 인한 국민의 고통을 더는 좌시할 수 없기에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당은 오전 중 단독으로 국회소집요구서를 제출했다.

손혜원 무소속 의원이 지난 1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전남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뒤 홍영표 원내대표와 정론관을 나서고 있다. 이날 손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뉴스1]

손혜원 무소속 의원이 지난 1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전남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뒤 홍영표 원내대표와 정론관을 나서고 있다. 이날 손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뉴스1]

이에 대해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나 원내대표의 결단을 높이 평가한다”며 “이번 3월 국회를 통해 그간 미뤄왔던 시급한 민생입법‧개혁입법을 최대한 빨리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3당이 공동으로 국회소집요구서를 제출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여야 5당 대표와의 정례 모임 ‘초월회’에서 “한국당의 결단에 감사하다. 싸우더라도 국회 안에서 싸워야 하는데, 본격적으로 싸움이 시작됐단 점에서 두근두근해지는 봄”이라고 말했다.

임시국회는 재적 의원 4분의 1의 요청에 따라 열린다. 이날 여야 4당의 국회 소집요구에 따라 이르면 7일 국회 본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27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김용균법’을 처리한 이후 70일 만이다.

다만 여야 간 쟁점에 합의해 국회가 열리는 게 아닌 만큼, 한국당은 임시국회가 열리더라도 청문회 등 요구 사안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당이 국정조사‧청문회를 관철하지 못한 채 보이콧을 풀고 국회에 복귀하면서 이날 당 내부에선 “빈손 복귀”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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