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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해진 트럼프 "북 핵무기 갖곤 어떤 경제적 미래도 없어"

중앙일보

입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위원회(CPAC)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위원회(CPAC)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보수정치행동위원회(CPAC) 연설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갖지 않는데) 합의를 한다면 믿을 수 없을 만큼 밝은 경제적 미래를 갖게 될 것”이라며 “하지만 그들이 핵무기를 보유하면 어떤 경제적 미래도 갖지 못할 것이고, 그건 그들에게 정말 나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워싱턴으로 돌아오니 북한이 성명에서 '제재 부분에선 훨씬 작은 것을 원했다'고 했지만 실제론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용호 북한 외무상의 “우리는 일부 제재 면제가 요구했다”는 28일 결렬 당일 자정 회견을 반박한 것이다.

'하노이 빈손' 귀국 후 비판 여론 달래기 #"김정은, 웜비어 죽음 몰랐다" 두둔 역풍 #"협상하는 입장, 복잡한 균형잡아야" 해명

 트럼프 대통령은 메릴랜드주 내셔널하버에서 수천명 지지자들이 모인 연례 CPAC 행사에 참석해 122분 간 역대 가장 긴 연설을 했다. 회담 결렬 당일 귀국길에 미 앵커리지 엘먼도프 리처드슨 합동기지에서 F-22 격납고 앞에 서서 “알래스카 기지는 미국의 첫 번째 방어선이며 여러분은 미국 본토에 대해 절대 공격하지 말라는 강력한 경고”라고 한 데 이어 다시 강경 입장을 이어갔다. 북한에 대해 '더 이상 양보는 없다'는 뜻을 보이면서 비판적인 국내 여론을 달래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결렬에 대해서도 “우리는 이번엔 협상장을 걸어 나와야 했다”며 “때로는 걸어나와야 하며, 내가 수용할 수 없는 합의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나는 정치인들이 합의를 위한 합의를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효과있는 합의를 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합의하지 않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우리가 한가지 한 일은 미사일과 로켓, 핵 실험이 없다는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난 이틀 많은 것을 배웠고 우리의 관계는 매우 강해졌다”며 “대단한 역사적 진전을 이뤘다”고 했다. “강한 관계는 이런 상황을 다룰 때 매우 중요하다”며 “우린 이미 협상을 시작하고 있다”며 북한과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또 “과거 정부는 수십억달러를 주고 아무 것도 이루지 못했지만 우린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았다”며 “언젠가 모든 게 잘 풀린다면 무엇인가 하기를 고대한다”고도 했다.

 하노이 기자회견에서 오토 웜비어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을 두둔한 발언을 했던 데 대해선 "협상하는 입장이었다"고 해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 기자회견에서 오토 웜비어 죽음에 대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몰랐다는 말을 믿는다”고 했다가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나는 한편으론 (김 위원장과) 협상을 해야 하고 다른 한편 오토와 그의 부모를 사랑하는 끔찍한 입장에서 매우 미묘한 균형을 유지해야 했다”며 “오토는 특별한 젊은이로 그에게 일어난 일은 매우 나쁜 일"이라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도 회담의 후폭풍이 거세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룰 때까지 단호한 태도를 취할 것”이라고 거들었다. 그는 전날인 1일 CPAC 연설에서 “지난 수십년간 북한 문제에 실패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아래 미국은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의 안전과 한반도 주민을 위해 평화를 계속 추구할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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