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CJ푸드시스템 학교급식 철수 파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서울 성산동 성사중학교의 한 학부모(左)가 26일 학생들의 점심 배식을 도와주고 있다. 이 학교는 외부 업체에 급식 위탁을 하고 있으며 매일 두 명의 학부모가 학교급식 도우미로 참여하고 있다. 신인섭 기자

700명 학생 전원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 경기도 용인의 한국외국어대 부속 외국어고는 27일부터 당장 학생들의 끼니를 걱정하게 됐다. CJ푸드시스템이 학교 급식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 학교는 급식 사고 이후에도 다른 대안이 없어 CJ푸드시스템에서 급식을 받아 왔다. 이 학교 박하식 교감은 "업체가 철수하면 어떻게 식사 문제를 해결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CJ푸드시스템이 학교 급식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고 발표한 이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현재 이 업체가 위탁 급식을 해 온 초.중.고교 102곳과 대학 35곳은 당장 급식 업체를 재선정해야 한다. 위탁이 아니라 직영 급식으로 전환할 경우 당장 2억원가량의 시설 투자비와 운영비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 불똥 튄 대학=CJ푸드시스템의 철수로 대학도 피해를 보게 됐다. 연세대 무악학사(기숙사) 학생 2000명은 점심과 저녁 식사를 CJ푸드시스템에 의존해 왔다. 연세대 홍순훈 총무처장은 "전체 학생 중 400명 정도가 매일 같이 기숙사 식당을 이용했다"며 "업체 측에서 구두로 급식에서 철수하겠다고 알려와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 기숙사 학생들은 다른 식당을 이용해 식사를 하라고 안내할 계획이다.

이 업체에서 단체 급식을 받아 온 단국대.상명대.숙명여대 등 수도권 지역 대규모 대학의 사정도 비슷하다.

◆ "위탁이냐 직영이냐"=CJ푸드시스템이 급식사업을 접음에 따라 이 회사에서 급식을 받던 102개 초.중.고교는 위탁 급식 업체를 재선정하거나, 위탁 급식을 직영으로 전환해야 한다. 어떤 경우라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직영체제로 바꿀 경우 학교운영위원회를 중심으로 학부모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학교장의 책임이나 행정실의 업무 부담이 커지기도 한다. 직영으로 전환하는 데 추가 비용이 드는 것도 학교가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요소다. 경기도의 한 학교 관계자는 "직영으로 전환하면 시설비 일부를 도교육청이 제공하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하다"며 "급식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 결정을 내리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강홍준.이원진 기자 <kanghj@joongang.co.kr>
사진=신인섭 기자 <shinis@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