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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찾은 탁현민 "靑 영빈관, 세계 국빈행사장 중 최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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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 열린 청와대 영빈관의 모습. 이날 행사에는 내외신 기자 200여 명이 참여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달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 열린 청와대 영빈관의 모습. 이날 행사에는 내외신 기자 200여 명이 참여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최근 사직한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청와대 영빈관을 "세계 국빈행사장 중 최악"이라고 평가하며 개·보수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탁 전 행정관은 10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파리의 오페라극장에서 공연을 보며 나는 청와대 영빈관을 떠올렸다"고 밝혔다.

이어 "청와대에 있을 때 가장 아쉬웠던 것중 하나가 영빈관이었다"면서 "말이 영빈관이지 실은 구민회관보다 못한 시설에 어떤 상징도, 역사도, 스토리텔링도 없는 공간에서 국빈만찬과 환영공연 등 여러 국가행사들을 진행한다는 것이 늘 착잡했다"고 회상했다.

또 "그동안 세계 여러나라의 국빈행사장과 이런저런 의전 행사장소를 둘러 보았지만 고백컨데 아마도 우리나라의 영빈관이 가장 최악이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며 "한 나라의 국격을 보여주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행사가 진행되는 '공간'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어떤 그릇에 담아내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탁 전 행정관은 이러한 상황이 오랫동안 달라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하며 "국회에서는 영빈관 개,보수 공사의 예산을 절대 승인하지 않을 것이고 여당과 정부도 그것을 요구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탁 전 행정관은 "정치적 견해도, 입장도 다를 수 있다. 반대할 때는 반대 할 수도 있다. 비난도 하고 공격도 하고 다 좋다"면서 "그런데, 안그래도 되는 것도 있다. 국격은 국가의 격이 아니라 국민의 격이다. 청와대 직원은 야근하며 삼각김밥만 먹어도 좋으니 웬만하면 멋지고 의미있는 공간이 만들어 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출가로서 말씀드리거니와 행사의 성패, 그 절반은 공간이 좌우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6월 사의를 밝힌 뒤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했던 탁 전 행정관은 지난달 사의를 밝힌 후 페이스북 활동을 재개한 바 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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