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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경찰·주민 화합 한마당|동대, 친선체육대회 열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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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대학생들이 화염병과 돌멩이를 놓고 그 동안 공방전을 계속해온 경찰관과 격렬한 시위에 시달려온 주민들을 함께 학교로 초청, 화해의 한마당을 벌여 흐뭇한 한때를 보냈다.
서울 동국대 총학생회(회장 김성규·23·사학4)는 25일 오전10시 교내운동장에서 자신들의 시위에 시달려 온 중부경찰서 전·의경 3백여 명과 인근 아파트주민 1백여 명 등을 초대,「동국대 학생처장배 쟁탈 전경·학생체육대회」를 열고 함께 어울리는 경기와 놀이판을 벌였다.
사흘이 멀다하고 화염병과 최루탄으로 맞서오던 학생·경찰은 이날 「우리는 동국대학생, 중부서 전·의경모두를 사랑합니다」라고 쓴 플래카드를 내건 주민들의 열띤 응원 속에 「이 땅의 미래를 같이하는 젊은이들」로 어우러졌다.
이날 화합한마당은 지난 달 중순 개교기념 축제를 준비하던 동국대 총학생회가 중부 서에 대회를 제안, 경찰·주민들의 적극적인 호응으로 이뤄졌다.
이날 오전 10시 경찰 3백여 명이 탄 경찰버스가 학교정문에 들어서자 미리 대기했던 학생 5백여 명이 이들을 맞이했으며 낯익은 전경들을 찾아가 악수를 나누는 모습도 보였다.
경기가 시작되자 전경응원단과 학생응원단이 서로자리를 맞바꿔 응원을 지휘했으며 학생응원단이 『진짜사나이』를 부르자 전경응원단 쪽에서는 『오월가』를 합창하기도 했다.
또 이날 경찰악대가 동원돼 『아파트』등 가요를 연주하자 학생·전경 등 3백여 명이 함께 운동장에 몰려나와 디스코를 추며 어깨동무를 한 채 운동장을 돌았다. 동국대 농악대가 북·꽹과리를 치며 공연을 벌이자 구경나온 주민 50여명이 이들과 함께 춤을 추기도 했다.
학생·전경들은 경기가 끝난 뒤 서로 자신들의 옷을 바꿔 입었으며 이어 점심시간에는 운동장에 30∼40명씩 모여 앉아 여대생이 전경들에게 밥을 먹여주기도 했다.
김성규 총학생회장은 『이 땅의 같은 젊은이로서 전경과 학생이 하나가 되어 민주사회를 만들자』는 내용의 환영인사와 함께 『앞으로 파출소 화염병 공격을 삼가겠다』고 다짐했다.
최남진 중부 경찰서장도『최근 학생들의 과격시외자제를 마음으로부터 환영한다』며 『관내에서는 동국대생의 불심검문·강제연행을 최대한 자제, 자유스런 대학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돕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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