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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의 개혁가 박세일 일대기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620호 21면

경세가 위공 박세일

경세가 위공 박세일

경세가 위공 박세일
최창근 지음
한반도선진화재단

한국처럼 이념 갈등이 심한 나라에서 중도가 가능할까? 이런 질문에 해답을 찾아보려고 할 때 피해갈 수 없는 인물 중에 박세일(1948~2017)이 있다. 노동경제학 교수, 경제정의실천연합 창립, 김영삼정부 정책기획수서비서관 등을 역임한 그가 한반도선진화재단 등을 통해 구현하려고 한 이론이 ‘공동체자유주의’이다.

공동체자유주의는 공동체주의와 자유주의의 장점을 결합시키려는 이론이다. 한마디로 공동체를 소중히 하는 자유주의를 실현하자는 주장이다. “보수는 철학이 없고, 진보는 정책이 없다”고 일갈하며 그가 내놓은 해답이었다. 우파가 중시하는 자유주의에서 국가발전의 원리를 끌어내고, 좌파가 중시하는 공동체주의에서 국민통합의 원리를 찾아내려고 했다. 이를 위해 ‘국민생각’이란 정당도 만들어 보고, 타계 직전까지 ‘대한민국 국민포럼’을 이끌기도 했다. 위암 투병, 향년 69세의 비교적 이른 타계는 모든 것을 ‘미완의 중도개혁’으로 남겨 놓았다.

이 책에서 박세일의 꿈과 삶을 다시 살펴보게 된다. 어린 시절의 가난, 대학 시절 학생운동 경험, 유학과 결혼에 얽힌 에피소드 등을 일대기 형태로 풀어냈다. 요즘 연탄가스를 아는 젊은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서울법대 3학년(1968년) 때 연탄가스 중독으로 그의 할머니, 아버지, 여동생이 한꺼번에 세상을 떠났다. 그가 평생 잊지 못한 아픔이었던 것 같다.

배영대 근현대사연구소장·학술전문기자 balanc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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