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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정부, 학생 대화요구 수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북경 AP·AFP·UPI=외신종합】역사적인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북경방문 3일째를 맞은 17일 천안문광장에서 벌이고있는 학생들의 단식농성으로 촉발돼 대규모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당국이 학생들과의 대화 등 요구를 들어주기로 약속하는 서한을 보내고 농성을 즉각 중지해 줄 것을 호소했다.
조자양 총서기는 시위규모가 50만명으로 급격히 확대된 이날 밤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를 대표해 학생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보다 많은 민주주의를 요구하고 관리들의 부패를 공격하며 개혁조치를 촉구하는 학생들의 애국정신을 인정한다고 말하고 이같이 약속했다.
그러나 이 같은 조 총서기의 서한에도 불구, 시위는 수그러들 기미를 아직 보이지 않고 있는데 16일 밤에는 단식 농성자 2천명을 포함, 이에 동조하는 시위자 수는 50여만 명으로 늘어났으며 3일간에 걸친 단식으로 인해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지는 학생들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이날 시위군중 가운데는 당 기관지 인민일보기자 1백명을 비롯, 관영언론매체 기자들, 그리고 의사·고등학생·철도부 직원을 비롯한 일부 공무원, 심지어 사관생도 예비 학교격인 중국 청년학원 일부 학생들까지 제복차림으로 가세했다.
또 이날 시위는 북경 외에도 상해와 중부의 서안, 그리고 남부의 성도 등지로도 확산, 수천명 또는 그 이하 규모의 시위가 발생해 이 나라의 민주화운동이 지리적·사회적으로 계속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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