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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가 안 샀으면 외환은행 부도날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위원회는 19일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한 감사원 감사 결과에 대해 반박하는 내용의 설명자료를 냈다.

두 부처는 "외환은행을 사모펀드인 론스타에 매각하기로한 2003년 8월 이전의 외환은행 경영상태가 나빠 만약 자본확충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외환은행은 부도처리됐을 가능성이 높았다"고 밝혔다.

두 부처는 이런 상황에서 론스타만이 외환은행에 투자하겠다는 의향을 보여 론스타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은행이 아닌 사모펀드에 외환은행을 매각한 이유에 대해서도 두 부처는 관련 법령에 따라 예외 승인이라는 차선의 대안을 선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두 부처가 밝힌 내용.

◆자본유치 경과(재경부)=2002년 중 외환은행의 경영실적은 거래 기업인 하이닉스.현대건설 등의 부실이 커지면서 나빠졌다. 2003년에는 SK글로벌 사태가 확산하고, 카드부실이 급증하면서 외환카드의 경영도 급격히 악화했다.

2003년 10월에 외환은행의 자본확충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그 해 11월에 발생한 LG카드 사태로 외환카드 부도→외환은행 부도로 이어지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높다.

당시 대주주였던 코메르츠은행, 한국은행, 수출입은행은 외환은행에 추가로 출자할 의사가 없었다. 공적자금을 외환은행에 투입하는 것도 어려웠다. 그래서 국내외 전략적 투자가에게 투자의사를 타진한 결과 론스타와 뉴브리지캐피털이 투자 의향을 표명했다. 뉴브리지 캐피털이 2003년 5월에 투자의사를 철회했다.

자본유치를 완전 공개방식이 아닌 제한적 경쟁방식으로 추진한 이유는 외환은행의 부실을 외부에 공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완전 공개방식으로 추진하면 외환은행의 심각한 자본 부족 실태가 공개된다. 이렇게 되면 외환은행의 정상적인 경영.영업이 곤란해지고 금융시장 안정에도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우려가 있었다.

◆ BIS 비율 6.16% 과장 아니다(금감위.금감원) =외환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6.16% 전망은 과장한 게 아니다. 당시 비관적 시나리오에 따라 산정했던 1조원보다 더 많은 1조1000억원이 외환은행에 유입됐지만 2003년말 BIS 자기자본비율 실적치가 비관적 시나리오의 전망치(10.2%)보다 낮은 9.3%에 불과했다는 게 근거다. 2003년말 BIS 비율 실적치가 낮아진 것은 외환카드의 대손충당금을 과다하게 적립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으나 이는 당시 카드업계의 적립비율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한 것에도 문제가 없다. 2003년 론스타에 주식한도 초과 보유를 승인한 것은 불확실한 금융시장과 재경부의 공식적인 의견을 종합한 결과다. 당시 적기시정조치 발동은 은행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급속히 하락시켜 은행의 생존을 어렵게 할 우려가 있어 택하기 어려웠다.

◆협상 결과(재경부)=론스타가 외환은행 지분을 인수한 가격(신주=주당 4000원, 구주=주당 5400원)은 시장의 평가를 반영한 객관적 수치다. 2003년 7월 중 외환은행의 평균주가인 3729원과 비교해도 높다. 2003년 7~8월 하이닉스의 주가상승을 반영해 매각가격을 재조정하지 않은 이유는 당시 카드채 문제 및 외환카드 부실이 심화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재협상을 하면 증자시기를 지연시켜 외환은행 부실이 심화할 우려가 컸다. 콜옵션 부여는 최종적으로 수출입은행이 내부 이사회 의결 등을 거쳐 자율적으로 판단해 결정한 것이다.

김종윤.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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