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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사진관] '트럼프 대통령 사임하다' 알고 보니 가짜 뉴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배포된 워싱턴포스트 가짜 신문. [UPI=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배포된 워싱턴포스트 가짜 신문. [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한다는 워싱턴포스트 신문이 16일(현지시간) 오전 워싱턴D.C. 중심가 곳곳에서 배포됐다. 하지만 이 신문은 가짜였다. 이 가짜 신문을 접한 시민들들이 혼란에 빠지는 등 한때 소동이 일었다.

 2019년 5월 1일 자로 발행된 가짜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을 조롱하는 신조어인 ‘언프레지덴티드(UNPRESIDENTED)’라는 헤드라인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집무실의 냅킨에 사표를 남기고 2차 세계대전 중 연합군 지도자들과의 만남이 있었던 크림반도의 휴양지 얄타로 떠났다는 내용의 기사가 실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UNPRESIDENTED'라는 단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16년 중국이 공해상에서 미국의 연구용 드론을 자국으로 가져가자 트위터에 중국을 비난하는 글을 쓰며 'UNPRECEDENTED(전례 없는)'를 'UNPRESIDENTED'라고 스펠링 잘못 쓰며 생겨난 신조어다. 이 단어는 종종 트럼프 대통령을 조롱할 때 사용된다.

 이 가짜 신문에는 전국에서 갑자기 대규모 여성들의 시위행진이 발생했는데, 이는 토요일 열리는 여성들의 행사를 홍보하기 위한 것이라고도 했다. 가짜 워싱턴 포스트는 얼핏 보면 진짜 워싱턴 포스트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똑같이 인쇄됐다.

왼쪽이 진짜 워싱턴포스트, 오른쪽은 가짜 워싱턴포스트다. [사진 워싱턴포스트]

왼쪽이 진짜 워싱턴포스트, 오른쪽은 가짜 워싱턴포스트다. [사진 워싱턴포스트]

 크리스 코라티 워싱턴포스트 대변인은 "우리는 워싱턴포스트 제호를 사용해 가짜 신문을 만든 이들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그것이 독자들 사이에서 야기하는 혼란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상표권의 부적절한 사용을 중단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짜 워싱턴 포스트를 사람들에게 배포하는 모습. [워싱턴포스트 캡쳐]

가짜 워싱턴 포스트를 사람들에게 배포하는 모습. [워싱턴포스트 캡쳐]

 가짜 워싱턴포스트를 만든 건 ‘트리크스터액티비스트컬렉티브(trickster activist collective)’라는 한 단체로, 이날 오전 자신들이 가짜 신문을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이 단체의 창시자 중 한 사람인 앤디비 클바움은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그래스-루트 운동(grass-roots movement)'을 알리기 위해 가짜 신문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가짜 워싱턴 포스트를 만드는데 4만달러가 들었으며 이 중 3만6000달러는 메일로 모금된 돈이라고 발표했다. 또 2만5000부를 인쇄했으며 이 중 1만여 부가 배포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에서 가짜 신문이 발행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8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된 후 ‘뉴욕타임스’와 비슷한 가짜 신문이 발간되기도 했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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