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제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지로 유력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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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12일 북미 1차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세워 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해 6월 12일 북미 1차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세워 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지로 베트남 하노이가 유력하다는 일본·싱가포르 등 해외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13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소식통을 인용한 서울발 기사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2차 정상회담을 다음달 중순 베트남에서 개최하자고 북한 측에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도 미국 소식통을 인용해 북미 정상회담 개최 후보지의 ‘쇼트 리스트(Short List)’가 베트남과 태국으로 줄어든 것 같다며 이들 두 국가가 모두 장소 제공을 제의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그중에서도 소식통과 각국 언론 보도를 종합할 때 베트남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의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관측된다고 보도했다.

일본 아사히신문도 이날 인터넷판 기사에서 복수의 북미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두 번째 정상회담을 2월 셋째 주 베트남에서 개최하자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베트남은 우선 평양에서 이동하기에 비교적 가까운 곳이라는 장점이 있다. 김 위원장의 전용기인 참매 1호기의 이동 가능 범위 안에 있어 지난해 말 트럼프 대통령이 2차 회담 장소와 관련해 언급한 “항공기 비행거리 내(within plane distance)”와 부합한다.

또한 베트남은 북한은 물론 미국과 가까운 외교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중립지대다. 정치적으로는 북한과 같은 공산당 일당체제이지만 개혁·개방 정책으로 시장경제 체제를 적극 도입하고 있으며 국제 사회와 소통도 활발한 편이다. 이런 측면에서 베트남은 북한과 미국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실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삐걱거리던 지난해 7월 롤모델로 베트남을 제시했다. 그는 당시 베트남을 방문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기회를 잡는다면 미국과의 정상적 외교 관계와 번영으로 가는 베트남의 길을 따라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베트남전을 치른 적대국이었던 베트남이 미군 유해송환 등을 통해 신뢰를 구축, 미국과 국교를 정상화한 뒤 상생의 길을 걸으며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뤘음을 참고하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베트남은 2차 북미 정상회담 유치에 적극적이다. 당사국인 북한과 미국은 물론 중재 역할을 하는 한국에도 2차 북미회담을 유치하고 싶다는 뜻을 여러 경로를 통해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 11일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공식적인 정보는 없다”면서도 “베트남 정부는 (북미의) 요청이 있으면 유치할 준비가 돼 있다”고 연합뉴스를 통해 밝힌 바 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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