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美, 핵단지 폐기등 비핵화 맞춰 北에 상응조치 해줘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을 받은 뒤 고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을 받은 뒤 고심하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서로 가능한 프로세스를 놓고 북한이 어떤 구체적 (비핵화) 조치를 취하고 그에 대해 미국은 어떤 상응 조치를 취할지 마주 앉아 담판하는 자리가 2차 북미정상회담 자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현재 비핵화 과정은 과거 실패한 비핵화 과정과는 다르다”며 “과거에는 차관보급 정도의 선에서 실무적 회담이었던 것에 비해서 이번에는 양 정상이 직접 만나서 합의하고 공표한 것이기 때문에 합의 무게가 다르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과거에는 북한의 신고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신고의 검증 진실성 여부를 논란하다가 실패한 패턴을 되풀이했다”며 “이번에는 북한이 보다 구체적으로 우선은 추가적인 핵·미사일 발사 중단, 핵실험장 폐기, 미사일 시험장의 폐기, 나아가서는 영변 핵 단지 폐기 까지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나에게나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각국 정상에게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비핵화와 (자신이 생각하는) ‘완전한 비핵화’ 개념에 차이가 없다는 점을 밝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이 비핵화를 말해도 이 비핵화가 미국이 말하는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와 다를 것이라는 견해가 많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에 따른 주한미군의 지위와 관련해 “미국에서는 ‘종전선언을 하면 유엔사 해체나 주한미군 철수가 요구되지 않을까 하는 불신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김정은은 비핵화와 종전선언이 주한미군의 지위와 관련이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주한미군은 비핵화 프로세스에 연동된 문제가 아니라 주권국가로서 한국과 미국 간 동맹에 의해 한국에 주둔하는 것”이라며 “종전선언이 이뤄지고 나아가 평화협정이 체결된 뒤에도 주한미군을 유지할지는 전적으로 한미 양국 결정에 달린 문제고 이런 사실을 김정은도 잘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자들과의 문답은 사전에 질문과 질문자를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외교안보·경제·정치사회 등 세 분야에 걸쳐 문 대통령이 직접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기자회견과 마찬가지로 질문하길 원하는 기자가 손을 들면 문 대통령이 그 중에서 지명하는 방식이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