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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방북 초청에 시진핑 "쾌히 수락하고 계획 통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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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북 초청을 수락했다고 북한 매체가 10일 발표했다.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북 초청을 수락했다고 북한 매체가 10일 발표했다. [연합뉴스]

 김정일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조선(한)반도 핵 문제의 궁극적인 평화적 해결 입장을 계속 견지할 데 대하여 일치하게 동의했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밝혔다. 통신은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시 주석의 초청에 따라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또 김 위원장은 시 주석을 초청했고, 시 주석은 이를 수락하고 (방북) 계획을 통보했다. 통신은 "습근평(시진핑) 동지는 초청을 쾌히 수락하고 그에 대한 계획을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8일 인민대회당에서 1시간 가량 진행된 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조선반도의 비핵화 목표를 견지하고 싱가포르 조미 수뇌회담에서 이룩된 공동성명을 성실히 이행하며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을 추구하는 우리의 기본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미관계 개선과 비핵화 협상 과정에 조성된 난관과 우려,해결 전망에 대해 밝혔다고 통신은 전했다.

 통신은 "두 나라 최고 영도자 동지들 사이의 밀접한 의사소통과 솔직한 의견교환, 조율을 통하여 유익한 정세발전을 이끌어내고 추동하여 쌍방의 이익을 수호한 데 대하여 높이 평가했다"며 "중요하고도 관건적인 시기에 들어선 조선반도정세를 옳게 관리해 국제사회와 반도를 둘러싼 각측의 이해 관계에 부합되게 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데 입장이 일치했다"고 했다.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의 안정적인 관리를 위해 진력키로 했다는 것이다. 단,  양측은 "각측의 이해관계에 부합되게"라는 표현을 함으로써 미국이 주장하는 무조건적인 비핵화가 아닌 조건부 즉, 대북제재 해제나 북미 관계 개선 등 상응 조치에 따른 단계적 비핵화 방식 등 북한 측의 입장을 반영하는 합의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내비쳤다.

 실제 시 주석은 "조선 측이 주장하는 원칙적인 문제들은 응당한 요구이며 조선 측의 합리적인 관심사항이 마땅히 해결돼야 한다는 데 대하여 전적으로 동감하며 유관 측들이 이에 대해 중시하고 타당하게 문제를 처리하는 것이  옳바른 선택"이라고 요구했다. 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중국 측은 지난날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조선 동지들의 믿음직한 후방"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평화애호적이고 발전을 지향하는 조선 측의 희망과 기대를 국제사회 앞에 보여줌으로써 국제적 영향력을 제고하고 전세계의 커다란 지지와 이해,열렬한 환영을 받고 있다"고도 했다. 미국과 2차 정상회담을 통해 '담판'을 추진 중인 김 위원장의 후견인 역할을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나날이 발전하는 중국의 실상을 직접 보면서 힘을 얻고 있다"며 "중국 당과  인민이 중화민족의 새로운 기적을 창조하기 위한 투쟁에서 새로운 성과와 거대한 승리를 쟁취해 나가리라는 굳은 확신을 한다"고 밝혔다. 이는 김 위원장이 중국을 모델로 경제 발전을 이루겠다는 의사 표명이자, 미국과 베이징에서 무역협상(7~9일)을 벌이는 시점에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에 따라 북중 관계 밀착과 미국을 상대로 하는 양국 공조를 강화한 이번 회담 결과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한편, 김 위원장의 방중에는 당 부위원장인 이수용, 김영철, 박태성과 이용호 외무상, 노광철 인민무력상, 김여정 당 제1부부장, 당 부장인 이일환, 최동명 등이 동행했다. 김 위원장은 7일 밤 북중 접경 중국 도시인 단둥을 거쳐 8일 오전 베이징에 도착해 북중 정상회담을 했다. 베이징 체류 이틀째인 9일에는 중국의 대표적인 제약회사인 동인당을 현지 시찰하고 시 주석과 오찬을 한 뒤 귀국했다.
북한과 중국은 김 위원장이 북한에 귀국한 뒤인 10일 오전 공동으로 회담 결과를 발표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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