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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온 필리핀 수출 무산…美블랙호크에 밀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KUH-1)의 필리핀 수출이 결국 무산됐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5일 “지난해 말 필리핀 주재 한국 대사관으로부터 통보를 받았다”며 “미국산 블랙호크쪽으로 결정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필리핀은 수리온과 경쟁해 온 미국 시코스키사의 블랙호크(UH-60)을 구매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필리핀은 2016년 말 캐나다 업체와 2억3300만 달러(약 2525억원) 규모의 ‘벨 412’ 헬기 16대 구매계약을 체결했다가 캐나다가 필리핀의 인권실태를 문제 삼자 지난해 초 계약을 파기한 뒤 새로운 구매처를 물색해왔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원 안)이 5일 용산 국방부 연병장에서 국산 기동헬기 수리온의 성능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국방부 연병장에 헬기가 착륙한 것은 처음으로, 수리온 을 보고 싶다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요청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원 안)이 5일 용산 국방부 연병장에서 국산 기동헬기 수리온의 성능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국방부 연병장에 헬기가 착륙한 것은 처음으로, 수리온 을 보고 싶다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요청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우리 당국은 최근 군사력 현대화에 나선 필리핀에 수리온 수출을 위해 노력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해 6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방한 기간 국방부를 방문할 당시, 국방부 연병장에 수리온을 전시해 놓기도 했다.

수리온(KUH-1)은 육군의 기존 노후헬기(UH-1H, 500MD)를 대체해 지휘통제, 항공 수색정찰, 인원 및 물자 수송 등 전투지원용으로 운용하기 위해 국내에서 연구개발한 헬기다.

육군 항공작전사령부 소속 UH - 60 ( 블랙호크 ) 기동헬기가 경인년 새해 첫 임무를 수행하며 충북 괴산 부근을 비행하고 있다.

육군 항공작전사령부 소속 UH - 60 ( 블랙호크 ) 기동헬기가 경인년 새해 첫 임무를 수행하며 충북 괴산 부근을 비행하고 있다.

수리온의 필리핀 수출이 무산된 데는 지난해 7월 발생한 해병대 상륙기동헬기마린온 추락사고가 영향을 주었을 수도 있다. 마린온은 수리온을 개조해 제작됐다. 또한 수리온은 가격 경쟁력에서도 블랙호크에 밀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경쟁에서 진 것”이라면서도 “마린온 결함 때문에 (좌초됐다는 것은) 추측성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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