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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신년사 NG 냈나...영상 속 시계는 알고 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조선중앙TV가 1일 방영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영상을 보면 특이점을 보인다.

 이례적으로 소파에 앉아 신년사 발표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뒤로 탁상시계가 자정 0시 5분을 가리키고 있다. [연합뉴스]

이례적으로 소파에 앉아 신년사 발표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뒤로 탁상시계가 자정 0시 5분을 가리키고 있다. [연합뉴스]

조선중앙TV는 이날 오전 9시 신년사를 방영했는데, 김정은이 등장하기 전 화면에 비친 노동당 청사 바깥은 깜깜했다. 재야의 종을 연상케하는 종소리 직후 화면속에 등장하는 시계는 12시를 가리켜 이날 신년사가 생방송이 아닌 자정에 녹화로 진행됐음을 짐작케 한다.

조선중앙TV 방송시간은 32분 #사전 녹화된 접견실 시계는 #자정 0시5분 시작돼 55분 끝나

북한은 김정은이 육성 신년사를 시작한 2013년부터 사전 녹화한 뒤 새해 1월 1일 오전 9시나 낮 12시30분에 방영했다. 2016, 2017년이 낮 12시30분에 방송한 케이스다. 그러나 지난해 방송시간을 오전 9시30분으로 앞당겼고 올해는 9시에 방송됐다.

특히 김정은은 이날 노동당 청사 접견실에서 신년사를 낭독했는데 낭독이 한 번에 된 게 아니라 여러 차례 진행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조선중앙TV가 이날 방영한 신년사는 오전 9시에 시작해 30분 뒤에 끝났다. 통일부가 밝힌 김 위원장의 연설 시간은 32분이다. 그런데 신년사가 시작한 지 8분이 지났을 때부터 카메라가 김 위원장의 얼굴을 클로즈업 할 때 시계는 시간을 확인할 수 없도록 모자이크 처리됐다. 하지만 김정은의 신년사가 끝났을 때 카메라는 김 위원장 전신을 담으면서 보인 뒤쪽 시계는 0시55분을 가리켰다. 사전에 녹화한 뒤 편집을 거쳐 30분 가량의 신년사로 방영됐지만 실제론 50분 이상 걸렸다는 걸 보여준다. 이를 놓고 NG가 났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북 전문가는 "영상 속 시계나 신년사 중간에 자료 사진이 들어가 있는 점을 고려하면 녹화방송인 것으로 보인다"며 '김 위원장이 신년사를 낭독하는 과정에서 NG가 났거나, 녹화 이후 내용이 바뀌어 추가됐을 수도 있지 않겠냐"고 분석했다.

신년사가 끝날 때쯤 김정은 위원장. 노란 동그라미 속 시계가 자정 0시55분을 가리키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처]

신년사가 끝날 때쯤 김정은 위원장. 노란 동그라미 속 시계가 자정 0시55분을 가리키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처]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신년사 발표장으로 향하는 김여정. [연합뉴스]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신년사 발표장으로 향하는 김여정. [연합뉴스]

올해 신년사는 이례적으로 김 위원장이 신년사 발표를 위해 노동당 중앙청사에 입장하는 장면부터 공개했고,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맞이했으며 김여정 당 제1부부장, 조용원 당 부부장 등 최측근 인사들이 수행했다. 노동당 청사 외부에서 드론에 장착된 카메라가 청사로 다가가며 줌인하는 영상도 담겼다. 드론 촬영까지 구사했음을 보여준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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