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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보좌관도 날 위협" vs "공항공사 제보, 의도 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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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공항 보안 근무자 김모씨가 지난 20일 작성한 경위서,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김포공항 보안 근무자 김모씨가 지난 20일 작성한 경위서,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공항 갑질’ 의혹을 두고 김 의원과 공항 직원 간의 진실공방이 벌어진 가운데 해당 직원이 사건 발생 직후 작성한 경위서가 24일 공개됐다.

이날 뉴시스가 확보한 김포공항 보안 근무자 김씨의 경위서에서 그는 당시 첫 상황에 대해 “2018년 12월 20일 오후 9시 5분쯤 여직원들이 모두 퇴근 후 저와 ○○○은 출발장 서편 근무 중, 저는 뒤에서 근무 중이었다”며 “고객님(김 의원)의 탑승권과 신분증을 확인하려고 지갑에서 꺼내달라고 정중하게 말씀을 드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자 고객님이 그냥 확인하면 되지 않느냐길래 위조된 신분증인지 확인을 위해 지갑에서 꺼내서 확인한다고 말씀드렸다”며 “그랬더니 고객님께서 본인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인데 그런 규정이 어디 있느냐며 보여달라고 화를 냈다”고 했다.

김씨는 “다른 승객 입장(출국수속)에 방해가 돼 비어 있는 옆줄로 안내했고, 관련 규정을 찾기 위해 (근무자) 데스크로 갔다”며 ”데스크에 가서 찾는 도중에 고객님이 ‘그런 규정이 어디 있느냐’며 화를 내고 규정을 얼른 찾으라고 재촉을 했고 여기저기 전화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김 의원이) 전화를 하시면서 저한테 ‘이 XX들 똑바로 근무 안 서네’ ‘너희들이 뭐 대단하다고 갑질을 하냐’ ‘○○○씨 근무 똑바로 서세요’라고 말하며 얼굴과 상반신이 모두 나오게 사진을 찍었다”고 적었다.

또 “그 후로도 저는 고객님의 재촉과 어떤 말씀에도 위압적이지 않았고 잠시만 기다려달라고 양해를 구했지만 얼른 규정을 가져오라며 화를 내셨다”며 “이 상황을 지켜본 다른 승객들도 (김 의원의 행동이)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으로 지나갔다”고 했다.

김씨는 “저희가 위조 신분증을 확인할 방법이 지갑에서 꺼내 실물을 확인하고 돌려드리는 것인데 지갑 속에 있는 가려진 신분증을 육안으로 확인하라며 화를 낸 것”이라며 “옆에 있던 보좌관은 ‘의원님은 공항 건드린 적 없는데’라며 위협 아닌 위협을 가했다”고도 했다.

경위서에는 이 보좌관이 김 의원 출국 후 상황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김씨에게 “아까 있었던 일에 기분 나쁘셨으면 죄송하다”고 사과한 내용도 적혀 있다.

김씨의 경위서 내용은 24일 조선일보가 보도한 김씨의 인터뷰 내용과 일치했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보안요원의 일방적인 주장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악의적으로 왜곡, 과장했다”며 “근거 규정도 없이 필요 이상의 요구를 한 것에 대해 상식적인 문제 제기와 원칙적인 항의를 한 것”이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김 의원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김해신공항 (검증)에 대한 기본적인 견제가 깔려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이날 ‘부·울·경 검증단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 중간보고’에 참석해 “제가 가장 대척점에서 (신공항 검증을) 주도해와서 이것에 타격을 주려는 생각이 깔려있다”면서 “공항공사나 국토부 항공정책실 입장에선 잘 걸린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해명을 해도 계속 기사화할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보도 과정에 대해서도 “공항공사가 제보한 것”이라면서 “바로 뒷날 사과를 했는데 계속 키워 나가는 데는 그런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저를 약화시켜서, 물론 문재인 대통령, 정권에 대한 공격이기도 하지만 공항공사가 제보한 직접 동기는 이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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