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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붐" 곳곳에 아파트신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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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조용한 「호반 도시」춘천에 개발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 동안 수도권 상수원 보호구역 등 각종 규제와 교통 불편 때문에 개발에서 소외됐던 춘천권 역이 최근 고조되고 있는 북방 교류열기와 함께 6월초 서울∼춘천 경춘 4차선 고속화도로 준공, 8월 춘천∼대구 중앙 고속도로 착공을 앞두고 아연 활기를 찾아 곳곳에 대형 고층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는가 하면 첨단산업공단 유치, 대규모 관광개발 사업이 추진되는 등 변화가 눈에 두드러지고 있다. 개발 붐이 일고 있는 북방교류의 거점도시 춘천 현지를 가본다.
◇건축 붐=건설부가 83년 총 사업비 4백21억 원을 들여 착공한 경춘 4차선 고속화도로가 6년간의 공사 끝에 6월초에 준공된다. 개통과 함께 서울∼춘천이 종전 2시간대에서 50분∼1시간대로 단축된다.
춘천이 서울 생활권으로 바뀌게되자 춘천 시내엔 대형 고층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는 등 건축 붐이 일고 있다.
현대 산업개발이 춘천시 후평동에 1, 2차에 걸쳐 7백76가구의 고층 아파트를 지난해 분양한데이어 올해에도 세경 건설이 후평동에 9백40가구, 동산 토건이 1백94 가구, 강원 은행조합이 1백98가구, 현대3차 4백40가구, 한신공영 5백60가구 등 모두 3천1백여 가구가 건설될 예정이다.
내년에도 광주고속이 4 백50 가구, 신동아·현대·주공에서 고층 아파트단지를 조성할 계획.
◇공단유치=교통 등 공단 입지조건이 좋아지자 후평동 공단과 석사동 농공단지에 입주희망업체가 밀리고 있다.
지난해까지 30개 업체가 입주했던 후평 공단에는 올 들어 견방사 제조업체인 중화 실업 등 5개 업체가 새로 들어왔다. 공단 협의회에서는 근로자들이 늘어나자 근무여건 개선을 위해 4월중 근로자아파트 1백 가구를 짓기로 했다.
춘천시 퇴계동 산 7의 11 42만9천평방m 규모에 76억 원을 들여 올해 조성될 석사 농공단지에는 벌써부터 58개 업체가 입주신청을 냈다. 시는 이 가운데 전자·전기 업체 등 무공해 32개 업체만 입주시킬 예정이다.
춘천시는 또 강북지역인 우두동 일대에 1백만 평의 첨단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남부지역에 20만평의 제2공단을 새로 만들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96년 이후 강북지역에 1백만 평 규모의 공업단지를 조성, 소비 도시인 춘천을 명실상부한 생산도시로 변모시킨다는 방침이다.
◇관광레저개발=수도권 인구의 휴양지를 겸하도록 의암호에 광역 레저타운을 설치하며 중도위락시설 개발, 골프장·스키장 등 전천후 레저단지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춘성군 신동면 정족리에 27홀 규모의 골프장 공사를 하고 있는 두산기업은 이 골프장과 연계한 가족 관광지 개발을 할 계획이며 한국 화약그룹도 춘성군 남면 서천리 일대에 골프장건설을 추진하고있어 이를 뒷받침할 제반 레저시설만 갖추면 수도권의 관광지로서「최적지」라는 분석이다.
관광객들이 몰려들 것에 대비, 이미 삼천동에는 1백17실 규모의 리오 호텔이 9월 준공목표로 공사중이며 춘성군은 7억3천여만 원을 투자, 유스호스텔 건립, 주차장 시설 등 청평사 지구 관광개발사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또 경춘 고속화도로 주변의 등선폭포에 2억6백만 원을 들여 3백60대를 소화할 수 있는 2곳 의 주차장 등 관광 편의시설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문제점=춘천지역 발전이 가시화하자 외지 기업들이 앞다투어 땅 확보를 서둘러 부동산 가격을 크게 올려놓았다.
올해 운교동 동부시장 앞 땅을 사들인 신한은행은 종전 평당 2백만 원 선이던 것을 1천만∼1천2백만 원에 매입, 화제가 됐고 대신증권은 지점 개설을 위해 시가 15억여 원의 4층 건물을 18억5천만 원에 매입했다.
이 밖에 S사 등이 직원 휴양소와 콘도 건설을 위해 부지물색에 나서는 등 춘천시 전역의 부동산 값이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 하나 우려되는 것은 상권의 잠식.
서울과의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의류 등 일부 품목의 서울 구입이 늘 것으로 보여 상대적으로 이지역 경기의 위축을 가져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일고 있다.
그러나 이호덕 춘천 번영회장은『일시적으로 상권이 위축되기는 하겠지만 산업단지·관광레저화가 마무리되면 상업형태도 변화, 오히려 경기가 활성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춘천시는 강원도 지역 개발연구소에 지역경제 활성화를 의한 개발방향 연구용역을 주어 2000년대까지 장기 개발계획을 마련 중이다. 수도권의 보조 도시, 불균형적인 도시개발로 침체됐던 인구 17만 명의 아담한 도시 춘천이 충분한 인적자원과 천혜의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긴 잠에서 깨어나 제2의 도약을 기약하고 있는 것이다.
【춘천=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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