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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주변 주부들도 「납」중독 |여천·구미·전주 비 공단지역 보다 최고 1.9 배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급속한 산업화에만 치중한 나머지 공해방지대책의 소홀로 우리 나라 일부 공단지역 주민의 몸에 치명적인 중금속이 축적되고 있어 국민건강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환경청이 최근 여천·구미공단지역 주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일부 주부에게 납중독이 의심돼 재검할 계획이다.
또 원광대의대 이종섭 교수(예방의학)팀이 지난 87년 10월부터 88년 2월까지 전주공단지역 주민 1백70명을 대상으로 머리카락의 납(Pb)·카드뮴(Cd) 함유량을 조사한 결과를 최근 발표, 중금속중독의 심각성을 뒷받침 해주고 있다.
▲운수업 (27명 ) ▲제지업(27명) ▲섬유업 (13명)▲식품업(38명) ▲이용사(8면)▲미용사(12명)▲주부 (16명) ▲학생(29명 )등 직업별로 본 이번 조사에서 운수업 근로자의 납 함량이 가장 높아 평균 21.37PPM이 검출, 가장 낮은 학생 (평균 7.91PPM)에 비해 2.7배나 됐다.
납 오염 농도는 운수업 외에▲제지업(18.33PPM)▲식품업(17·3PPM)▲이용업 (15.27PPM)▲미용업(15.24PPM)▲섬유업 (13.9PPM)▲주부(11.49PPM)▲학생의 순이었다. 30PPM 이상이 검출된 근로자도 제지업 7.3%, 식품업 5.3%였는데 비해 운수업 근로자중에서 11.1%가 검출, 오염된 대기 중에 오래 노출되는 직업일수록 중금속 축적이 크다는 것이 증명 됐다.
특히 전주공단지역 주부 16명과 대조 군으로 비교해본 비 공단지역 (전북 완주군 이서면)주부 15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공단지역 주부의 경우 납·카드뮴이 각각 15·44,0·64PPM이 검출 된데 비해 비 공단지역은 8·05,0·48PPM이 검출돼 공단지역이 각각 1.9배, 1.3배나 높았다는 것.
이 같은 결과는 지난 6일 환경청이 발표한 여천·구미공단지역주민 2백75명의 혈액 중 구미주민의 경우 납의 농도가 평균 0·343PPM으로 비교 군인 강능 지역주민(1백50명)의 혈액 중 납의 농도 0·223PPM에 비해 1·5배나 높게 나타났다는 사실과 비슷해 공단지역의 오염도가 비 공단지역의 오염도에 비해 훨씬 크다는 점을 반영해 주고 있다.
경희대 의대 김영설 교수(내과)는 『납은 기도와 소화기 등으로 흡수돼 장기나 뼈에 축적, 심하면 뇌신경 계 마비도 일으키는 무서운 중금속』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대기 중에 포함된 납은 주로 자동차 배기가스나 공단의 배출가스 등에서 배출돼 대도시 교통경찰관 등 도로상에서 장시간 근무하는 사람에게서 납 성분이 많이 검출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 것.
한편 카드뮴은 제련소나 용접 등 산업적 작업환경에서 많이 발생, 분진 속에 섞여 인체에 흡수되거나 식품 등을 통해 체내에 축적된다는 것.
체내에 흡수된 카드뮴은 간장에서 메탈로티오닌을 생합성, 골연화증·페부종 등을 일으키는 무서운 중금속으로 생체 내에서 50년 이상이나 축적된다는 것.
고려대 의대 환경의학연구소의 염용태 교수 (예방의학)는 『중금속 중독은 대기에서뿐만 아니라 오염된 식품·음료수 등으로 축적되는 수도 많아 어떤 경로로 축적됐는지 그 원인 규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염 교수는 먹이사슬처럼 공장의 산업폐수나 농약이 강·바다로 흘러들고 중금속이 어패류 등에 축적된 뒤 이를 사람이 먹는 경우 최종적으로 오염된다는 것.
일단 중금속이 축적되면 칼슘EDTA·페니실아민 등 약물치료법은 있으나 치료가 매우 어려우므로 예방이 제일이라고 염 교수는 지적했다.
대기오염이 심한 곳은 정기검진, 그리고 중금속을 취급하는 작업장은 공기 중 납의 농도를 입방m 당 0.15mg, 카드뮴의 경우 0.05mg 이하로 유지해야 하며 농약이나 중금속에 오염된 어패류나 농산물 등 식품에 매우 조심해야 한다고 염 교수는 강조했다.

<이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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