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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관계 입막음돈 전달은 트럼프 지시···탄핵 불가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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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워터게이트’ 사태 당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사건 은폐 시도를 폭로한 전직 백악관 법률고문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 탄핵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놔 파장이 일고 있다.

닉슨 하야시킨 워터게이트 주역 발언 파문

닉슨 전 대통령의 법률고문이었던 존 딘은 8일(현지 시간) CNN에 출연해 미국 뉴욕 연방 검찰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의 구형을 위해 법원에 제출한 수사기록을 검토한 결과 “미국 하원이 탄핵 절차를 개시하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코언이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 성인잡지 플레이보이 전직 모델 캐런 맥두걸에게 침묵의 대가로 돈을 전달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킨 것이라고 적시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하는 인물들이다.

검찰 제출 자료에 따르면 코언은 이들에게 두 차례 돈을 지급할 때 ‘1번 개인(individual01)’과 협의하고 그의 지시에 따라 행동했다는 점을 시인했다. ‘1번 개인’은 검찰이 트럼프 대통령을 지칭할 때 쓰는 용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돈이 지급된 사실을) 나중에야 알았다”고 부인하고 있다.

코언은 선거법 위반 혐의를 인정하고 지난 8월 검찰로부터 4년 가량의 실형을 구형 받았다.

지난 4월 16일 포르노 스타 스토미 대니얼스가 자신의 변호인과 함께 뉴욕 연방 법원 앞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4월 16일 포르노 스타 스토미 대니얼스가 자신의 변호인과 함께 뉴욕 연방 법원 앞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하원을 장악한 미국 민주당도 9일 탄핵 절차를 밟을 수 있다고 발언했다. 제리 나들러(민주·뉴욕) 신임 하원 법사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과의 성관계를 주장한 여성 2명의 입막음을 위해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에게 불법적으로 돈을 준 것을 지시했다면, 이는 탄핵의 대상이 될 만한 범죄”라고 말했다.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사임하면서 고별 연설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사임하면서 고별 연설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절차를 언급한 딘은 지난 달 자신의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의 스캔들은 닉슨 전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사태를 악몽에서 백일몽처럼 보이게 만들고 있다”며 “역사는 닉슨의 도덕적 실패를 트럼프 대통령의 타락, 부정직, 자기기만적 행동을 상대적으로 덜 문제 삼을 것이다. 닉슨은 부패했고, 트럼프는 악이다”라고 일갈했다.

딘은 1970년부터 73년까지 닉슨 전 대통령의 법률 고문으로 활동했다. 워터게이트 스캔들 당시 딘은 자신과 백악관 관리들이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차단하기 위해 했던 일을 폭로하고 닉슨 전 대통령이 사건에 개입했다는 혐의를 제기했다.

딘이 검찰 수사에 협조하고 의회 증언으로 나서면서 닉슨 대통령도 사퇴 수순을 밟았다. 워터게이트 연루자 다수가 처벌 받을 때 딘 자신도 사법방해 혐의로 4개월 간 징역을 살았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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